[책속의 이 한줄]뇌가 당신을 속일지라도… 자신을 미워하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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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 욕망, 충동, 느낌의 출현 자체에는 책임이 없지만 출현된 것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우리 책임이다.”

‘뇌는 어떻게 당신을 속이는가?’(제프리 슈워츠, 레베카 글래딩·갈매나무·2012)

청중 앞에만 서면 땀을 흘리는 사람, 스마트폰을 손에서 못 놓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사람, 군것질을 하면서도 몸무게를 걱정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왜 사람들은 필요 이상의 불안이나 불쾌감 또는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을 느끼는 걸까.

정신의학자이자 인지신경과학자인 두 저자는 인간의 뇌가 소위 ‘오버’를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안 좋은 것은 불쾌하게 기억해서 피하려 하고, 좋은 것은 즐겁게 기억해서 더 자주 경험하려는 진화적 적응과정을 거치다 보니 인간의 뇌는 정서적 경험을 과대 포장한다는 것이다. 그런 경향이 제대로 된 판단과 선택, 행동을 못하도록 왜곡을 일으킨다. 어떤 행동을 하면 할수록 뇌는 생존에 필요하다고 간주해 강화하려고 한다. 불안, 자기비하, 패배의식, 심한 자책, 각종 중독, 나쁜 습관들이 생기는 이유다.

저자들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으로 뇌의 거짓말을 알아차리고 그것에 끌려가지 않아야 하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으로부터 진정한 자아를 구별해서 찾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러려면 감정이나 욕망, 자기 자신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이 믿는 가치와 목표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유아 시절에 부모로부터 주의집중, 수용, 애정, 칭찬을 받으면서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기초를 다진다. 뇌의 속임수를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면 스스로에게 그런 것들을 베풀어야 한다.

이 책은 원래 개인을 위한 것이지만 기업에도 유용할 것 같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기존의 시장, 제품, 경영 방식에의 안주, 또는 과도한 위험 감수 등은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들이다. 이런 것들은 문제로만 여기고 배척한다고 해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해와 적당한 수용을 하되 그 틀 안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바탕 위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를 잃지 않고 노력을 하는 것이 기업 본연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것에는 책임이 없지만 그 두려움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경영자들의 책임이다.

정종걸 재무전문가
#책속의 이 한줄#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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