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를 전화기 숫자판 구멍에 넣어 번호를 하나씩 하나씩 정성스럽게 돌리던 시절이 문득 그립습니다. 때르릉 울리던 아날로그 전화기 소리도, ‘용건만 간단히’ 구호도…. 그때 그 시절엔 전화기 앞에서의 기다림과 그리움이 소복하게 쌓이는 눈 같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미팅 상대의 전화를 온종일 기다려 본 적은 없었나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없던 때의 전화기는 완행열차처럼 느리지만 은근한 멋이 있었습니다.
내년 봄 개관을 앞둔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의 한 박물관에서 만난 낡은 아날로그 전화기들이 참 많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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