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46>시작하라, 지금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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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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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 역시 머리로 100번 생각하는 것보다 직접 한 번 타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자전거 타기 역시 머리로 100번 생각하는 것보다 직접 한 번 타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대개 ‘확신-준비-행동’이라는 정형화된 과정을 거친다. 행동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는 것을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변하는 오늘날에는 충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그 시간 동안 이미 상황이 변하고 목표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한나라에 이광(李廣)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활 쏘는 실력이 탁월해 그에 비견할 자가 없었다. 성품 또한 과묵하고 청렴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그는 아무리 적이 가까이 있어도 명중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절대로 활을 쏘지 않았다. 신중한 자세는 본받을 만했지만 합동 작전에서는 이런 습관 때문에 부하들이 애를 먹었다.

어느 날 이광이 산에 사냥을 하러 갔을 때의 일이다. 그는 풀숲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숨죽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광은 평소와는 다르게 곧바로 화살을 꺼내든 후 활시위를 당겼다. 적막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은 호랑이의 옆구리에 정통으로 박혔다. 그런데 분명히 화살을 맞았는데도 호랑이는 꿈쩍하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간 이광은 실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자신이 맞힌 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모양을 한 큼직한 돌덩이였다. 활을 잡은 지 수십 년이 넘었지만 화살이 돌덩이에 박힌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신기한 나머지 다시 한 번 가까운 거리에서 신중하게 활시위를 당겼지만 이번에는 화살이 빗나갔다.

이광은 평소 ‘확신-준비-행동’이라는 과정에 충실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확신과 준비의 과정을 생략한 채 행동을 먼저 했고 강한 힘을 발휘했다.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조준하고 발사하지 말고, 발사한 후 조준하라”고 말한다. 이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 달성 전략 중 하나다. 머릿속으로만 따지는 건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실천하면서 배우고, 그 배움을 통해서 다시 수정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훨씬 유효한 전략이다. ‘준비하는 시간’이란 ‘행동하지 않는 시간’에 불과할 수 있다. 확신 없고 준비가 덜 됐다고 해도 ‘지금, 당장’ 행동하며 수정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고전#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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