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스타-시즌2]<11>‘학습 플래너 짱’ 서울세종고 3학년 이상준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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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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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피드백’ 통해 내신 등급 팍팍 올렸죠

서울세종고 3학년 이상준 군은 학습 플래너를 작성하면서 내신등급이 한 계단씩 올랐다.
서울세종고 3학년 이상준 군은 학습 플래너를 작성하면서 내신등급이 한 계단씩 올랐다.
서울세종고 3학년 이상준 군(18)은 중학교 시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려고 15세부터 지난해까지 춤을 췄다. 춤추고 노래하다 보니 어느새 연예인이라는 꿈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 오디션 최종까지 갔고 최후의 2인이 됐다. 느낌이 좋았다. 합격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일주일 후 통보받은 오디션 결과는 불합격.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왜 연예인이 되고 싶었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군은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문화콘텐츠학과에 진학하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한 번도 한 적 없었던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했다. 특히 매일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평가를 해서 공부의 효율성을 높여나가는 ‘플래너 학습법’은 내신 등급을 한 계단씩 오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학습 플래너를 기록한 후 2학년 2학기 내신 성적 수학 2, 외국어 3, 국어 2등급에서 3학년 1학기 각각 1, 2, 1등급으로 한 계단씩 상승했다.

○ 플래너 학습법의 핵심은 ‘피드백’

플래너 학습법을 시작하고 처음 두 달간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공부해야 할 분량을 너무 많이 계획해서 달성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적게 계획해서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자 자신이 하루에 어느 정도의 분량을 계획하면 해낼 수 있는지 가늠이 되기 시작했다.

이 군은 매일 아침 학교에 오면 가장 먼저 플래너를 작성한다. 그날 해야 하는 공부 목록을 적는다. ‘수I 모의고사’ ‘언어 모의고사’ ‘영어인강’ ‘학원 숙제’…. 그날 계획대로 달성하면 옆에 ○를, 못하면 ×를 표시했다. 그날 못한 공부는 이후에 언제 할지 요일을 적었다. 계획대로 공부한 후 동그라미를 하는 게 재밌었다. 성취도가 눈으로 보이자 뿌듯했다.

플래너를 적기 전에는 손에 잡히는 대로 공부했다. 공부 시간이 많으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공부를 얼마만큼 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플래너를 적으면서 공부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시간 내 공부를 마치려고 노력했다. 좋아하는 과목에만 치우쳐서 공부하지도 않게 됐다.

이 군은 플래너에서 중요한 것을 ‘피드백’으로 꼽았다. 피드백이 없으면 내가 얼마만큼 공부를 소화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 군은 매일 저녁 ‘학업’과 ‘생활’을 나눠서 평가하고 점수를 매겼다. 최하점은 1점 최고점은 5점이었다. 매주 일요일에는 점수를 백분위로 환산해서 한 주의 목표 달성률을 계산했다. 그 다음 주에는 달성률을 반영해서 공부 계획을 짰다. 점점 효율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주는 달성률이 낮네. 아무래도 내가 공부계획을 너무 많이 세워서 그런 것 같으니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겠다.”

○ 영화 통해 사람을 살리고 싶어

이 군이 열심히 한 것은 공부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봉사활동을 독려하는 손수제작물(UCC)를 만들기도 했다. 영상 줄거리를 짜고, 촬영하고, 출연도 했다. 그가 만든 3분짜리 UCC를 본 친구들이 동기를 부여받고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도 했다. 자신이 만든 영상으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연예인 지망, 오디션 최종 탈락. 우여곡절 많았던 삶에 후회는 없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실패하고 힘들었던 과거의 사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문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생각해요.”

김 군의 꿈은 영화 감독이다. 영화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서 삶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플래너 앞쪽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영화를 통해 세상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문화를 살리는 사람이 되자.’

※‘공부스타 시즌2’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최하위권을 맴돌다 성적을 바짝 끌어올린 학생,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대학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 등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좋습니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글·사진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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