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4>‘시기’에 민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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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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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초상
장자 초상
수익률은 투자금에 비례한다. 투자금이 많으면 대체로 수익률도 높아지고, 투자금이 작으면 수익률도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금이 많으면 리스크도 함께 높아진다는 점이 문제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리스크에 대한 걱정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투자의 실질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활용하면 된다. 동일한 투자금으로 그 투자의 효과를 2배, 3배로 늘리는 방법이다. 이것을 결정하는 변수는 바로 ‘시기’다.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인 장자(莊子)는 당장 먹을 곡식이 없을 정도로 몹시 가난했다. 딱히 생각해도 굶주림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던 터라 그는 평상시 안면이 있던 감하후에게 약간의 곡식을 빌리러 갔다. 그의 사정을 들은 감하후는 거절할 수 없어 이렇게 말했다.

“며칠 후 받을 돈이 있는데, 그때 돈을 받으면 한 300금 정도는 꿔줄 수 있을 것 같네.”

그러자 장자는 안색을 바꾸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여기 올 때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소. 뒤를 돌아보니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리에 고인 물에 있던 붕어가 나에게 ‘어디서 한 말쯤 되는 물을 가져다가 나에게 부어줄 수 없겠소?’라고 말하더이다. 그래서 내가 말했소. ‘그래, 좋다. 내가 지금 월나라로 가서 서강(西江)의 물을 길어와 너에게 부어주겠다’라고 말이오. 그랬더니 붕어가 이렇게 말했소. ‘지금 당장 저에게 있어야 할 물이 없소이다. 단지 한 말이면 되는데 그렇게 말하니 저를 찾으려거든 건어물 가게로나 오십시오’라고.”

지금 당장 곤란한 사람에게 100의 도움을 주는 것과 그리 곤란하지 않는 사람에게 500의 도움을 주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비록 도움의 양은 500이 많겠지만 지금 당장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100의 도움이 더욱 체감지수가 높다는 이야기다. 동일한 노력으로 그 실질적인 투자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곤란을 겪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당신의 투자가 ‘건어물 가게에 널려 있는 붕어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기’에 민감해야 한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장자#시기#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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