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 9단의 이 한수]젖힘이 묘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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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비씨카드배 32강전
○ 이창호 9단 ● 미위팅 3단

제4회 비씨카드배 64강전에서 박정환 9단을 이긴 중국의 신예 미위팅 3단(16), 그가 32강전에서 이창호 9단(37)을 만났다. 둘의 나이 차는 21세. 세계대회에서 21차례 우승한 것을 비롯해 138회 타이틀을 따낸 거목 이창호를 만난 10대 소년 미위팅은 주눅 들지 않았다. 미위팅은 초반부터 백 대마를 압박한다.

▽장면도=흑 1은 축머리. 흑 3에 백 4로 움직였고 흑도 5로 이어 일전불사를 외친다. 흑 9까지 된 후 백 10으로 나가 흑의 약점을 남겨 두려는 것이 백의 의도. 흑은 당연히 단수할 것으로 생각되는 장면인데….

▽참고 1도(흑 무책)=흑 1로 단수하는 것은 무책. 백 4까지 되면 흑은 어떤 식이든 보강을 해야 한다. 모양도 사나워 흑이 불리한 모습이다.

▽참고 2도(짝퉁 맥점)=흑 1은 언뜻 맥점으로 보이지만 백 2로 두면 그만이다. 흑 3, 5로 둬도 백 6까지 축이 되질 않는다. 흑 실패.

▽실전진행(젖히는 묘수)=흑 1로 젖힌 수가 묘착. 백 2로 둘 수밖에 없을 때, 흑 3부터 9까지 백을 갈라치며 관통해 흑 11까지 둬 흑이 우세해졌다. 백 14는 귀를 살리기 위한 희생타. 하지만 흑 17로 잡혀 백의 손해가 크고 흑 21까지 흑의 우세. 결국 흑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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