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경제단체 ‘대기업 때리기’ 반박 논리 열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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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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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야당도, 사회도 모두 기업에 등을 돌린 느낌입니다. 어디 한 곳 의지할 데가 없으니 믿을 곳은 이제 우리 내부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타당한 비판은 달게 받겠지만 마녀사냥 식의 ‘대기업 때리기’에는 적극 반박하고 해명할 것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고위 간부는 재계의 상황을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비유하며 이렇게 위기감을 전했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까지 나서 ‘양극화의 주범’으로 대기업을 지목해 압박하며, 각종 규제정책을 쏟아낼 게 뻔하다는 걱정이었다.

재계 일각과 전경련 내부에서는 ‘1년 내내 매 맞을 일밖에 없다’는 위기감에서 ‘벼랑 끝까지 내몰리기 전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 기류도 감지된다. 실제 전경련은 연초부터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과정을 비판한 뒤 동반위의 반박이 나오자 이를 다시 반박하는 논전(論戰)을 벌이기도 했다.

전경련은 표심(票心)에 기댄 반(反)기업 기류에 대응하는 논리 개발에도 나섰다. ‘브레인’ 부서인 경제본부와 산업본부에 핵심인력을 배치하고 반기업 정서에 대한 여론수렴과 반박 논리를 연구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기업만 돈을 벌고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거나 ‘기업이 번 돈이 윗목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비판의 근거를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총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기업정책에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지만 이제는 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전문가들과 대안을 찾고 해외 사례 분석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달 기업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세제, 규제 개혁, 산업 육성, 투자 등에 대한 정책 제안을 정리한 뒤 각 정당이 정강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다음 달 전달할 예정이다.

박용 산업부 기자
박용 산업부 기자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기업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 등의 사회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도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며 지난해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연 대기업의 공로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업을 적으로 돌리고 벼랑 끝으로 내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업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를 해결할까를 고민하는 ‘정치의 해’가 됐으면 한다.

박용 산업부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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