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 휴스 칼럼]이런, 심판 탓에 레알이 졌다고? 모리뉴 감독을 잘라야 하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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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레알)는 왜 조제 모리뉴 감독을 자르지 않는 걸까.

모리뉴는 레알이 쌓아온 명성을 단 한 시즌에 망가뜨렸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로 구성된 팀을 맡았다. 레알은 3억7500만 유로(약 5850억 원)를 쏟아 부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카, 카림 벤제마, 메수트 외질 등 유명 스타들을 끌어모았다. 레알은 지난 시즌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자르면서 수백만 유로를 더 허비했다. 페예그리니는 레알의 역사에 걸맞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조화시켜 공격 축구를 구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바르사)에 밀려 2위가 되면서 꿈을 펼치지 못했다.

바르사는 역사상 세계 최고의 팀이다. 레알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레알은 2위라는 사실에 못 견뎌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100억 원을 주고 모리뉴를 이탈리아 인터 밀란에서 영입했다. 이유는 모리뉴가 1년 전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르사를 꺾는 전술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모리뉴는 포르투(포르투갈)와 인터 밀란을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레알에도 우승컵을 선사할 수 있었다. 아마도 모리뉴는 레알이 바르사를 꺾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지켜온 흥겨우면서도 가공할 공격력을 보여주는 축구를 포기해야 한다고 페레스에게 타협안을 제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바르사와의 첫 엘 클라시코에서 0-5로 지고 올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0-2 패, 2차전에서 1-1 무승부로 탈락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모리뉴는 바르사와 유럽축구연맹(UEFA) 심판의 음모설을 제기했다.

모리뉴는 항상 심판에게 책임을 돌린다. 2006년 첼시 감독 때도 스웨덴의 안데르스 프리스크 심판이 바르사를 이기게 하기 위해 디디에 드로그바를 퇴장시켰다고 주장해 비난을 샀다. 그의 주장이 허위로 밝혀져도 모리뉴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모리뉴는 축구엔 독약이다. 레알은 근거 없는 모략에 메스를 대야 한다. 라몬 칼데론 전 레알 회장은 “큰 구단은 패배의 책임을 심판에게 돌려선 안 된다. 그런 행위는 팀에 해악이다. 패하면 상대팀에 축하를 해야 한다. 그게 축구다”라고 말했다.

바르사와의 4강전 때 호날두는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모리뉴는 공격 성향의 카카와 벤제마, 곤살로 이과인,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등을 벤치에 앉혔다. 수비를 강화해 바르사가 골을 넣지 못하게 할 의도였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는 1차전에서 모리뉴가 쳐 놓은 철벽 수비를 보기 좋게 무너뜨리며 골을 넣어 2-0 승리를 주도했다.

50여 년 전 레알 선수로 유러피안컵을 5회 연속 안긴 아르헨티나 출신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는 바르사에 대해 ‘공에 경의를 표하는 팀’이라고 묘사했다. 레알 감독까지 지낸 스테파노는 “바르사는 아기 어르듯 공을 다룬다. 축구를 춤추듯 한다. 레알은 이쪽저쪽으로 뛰기만 한다. 바르사가 레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레알에는 인간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모리뉴는 “내가 감독이고 결정은 내가 한다”고 반발했다. 모리뉴를 잘라야 하는 이유다.

잉글랜드 랍 휴스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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