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나눔의 기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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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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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 나눔 단체도 경영은 기업식으로

나눔의 기술/찰스 브론프먼, 제프리 솔로몬 지음· 김세미 옮김/269쪽·1만5000원·이마고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게 소액 대출을 하는 미소금융재단. 미소금융과 같은 비영리단체들은 이익률을 도출할 수도 없고, 경영 
실적을 수치로 나타내기도 마땅치 않아 허술하게 운영되기 쉽다. 저자들은 비영리의 세계에도 영리기업처럼 비즈니스 마인드와 경영성과에
 대한 측정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게 소액 대출을 하는 미소금융재단. 미소금융과 같은 비영리단체들은 이익률을 도출할 수도 없고, 경영 실적을 수치로 나타내기도 마땅치 않아 허술하게 운영되기 쉽다. 저자들은 비영리의 세계에도 영리기업처럼 비즈니스 마인드와 경영성과에 대한 측정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이 작년 말부터 시작됐다. 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층들에게 소액 대출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미소금융의 모델은 1976년 설립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경제학자 무함마드 유누스가 빈민 구제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라민은행은 하루하루 먹고살기조차 힘든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금융업이 실패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대성공을 거두었다. 기존 은행들의 생각은 그야말로 편견에 불과한 것이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과는 달리 한국의 미소금융은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돈을 빌리러 오는 사람은 많지만 대출을 받은 사람은 매우 적어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우리 사회에는 미소금융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많다. 영리기업과는 달리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되 특정 목적을 위해 일한다. 이런 비영리단체들은 이익을 내지 않아도 되므로 적당히 운영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영리기업을 운영하는 것보다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비영리 세계에는 보편적으로 합의된 단일한 성공의 측정 방법이 없다. 영리법인의 재무제표를 보면 경영성적을 나타내는 각종 이익률을 도출해 비교할 수 있다. 경영실적이 수치로 일목요연하게 나오기 때문에 평가도 쉽고 기업 경영자들은 일정한 목표를 향해 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영리단체는 그런 측정수단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어림짐작이나 직관에 의존하기 쉽다.

미국에는 이런 비영리단체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대충 170만 개에 달하는데 이 중에는 잘하는 곳도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거나 허술하게 운영되는 곳도 많다. 비영리 부문이 하나의 산업이라면 현재 미국인 10명 가운데 1명이 비영리단체에 종사할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큰 산업이라고 한다.

기부하려는 사람, 나눔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은 유명인사가 보증하는 비영리단체에 돈을 갖다 주고 그저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걸까. 이 책은 나눔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적 나눔가와 비영리단체 전문가가 함께 쓴 기부에 관한 책이다. 기부자들에게 기부의 목적과 방법, 의미와 함께 비영리단체의 세계에 관해 알려주고 있다.


저자들은 비영리의 세계에도 새로운 경영방식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나눔가들이 자신의 기부가 최대의 효과를 낳도록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나눔가들은 비영리의 세계에도 영리기업의 원칙이 적용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비영리 세계에도 영리법인처럼 비즈니즈 플랜과 전략적 마인드, 경영성과에 대한 측정과 감시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미소금융 같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日 파나소닉 - 혼다 창업자 경영철학 비교▼

경영의 맞수/닛케이벤처 엮음·권혁기 옮김/372쪽·1만4500원·비즈니스북스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창업자와 혼다 소이치로 혼다 창업자의 경영철학을 비교해서 정리했다. 두 사람은 각각 1989년, 1991년 사망했다.

창업자 사후 약 20년이 지난 현재 두 기업이 겪고 있는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파나소닉은 지난해 임원 급여를 10∼20% 삭감하고 일본 밖 제조공장의 20%를 폐쇄했다. 혼다의 올해 영업이익은 중국공장 파업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억 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창업자 정신을 되새기는 책이 새삼 줄지어 나오는 것은 도요타 리콜사태 등 최근 일본 기업의 위기와 동떨어진 현상이 아니다. 초심을 돌아보며 패배를 반성하는 라이벌은 언젠가 무서운 기세로 재기할 수 있다. 혹시라도 눈앞의 현실을 기준으로 미래를 막연히 낙관하는 한국 경영자라면 마쓰시타 회장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모두가 좋다고 생각할 때가 위험한 시기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맥아더 장군에게 배울수 있는 50가지 교훈▼

맥아더의 승리하는 리더십/데오도르 킨니, 도나 킨니 지음·김현 옮김/328쪽·1만3500원·북코리아

1950년 9월 15일. 유엔 최고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는 인천상륙작전인 크로마이트 작전을 개시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작전은 성공했다. 맥아더는 철저한 준비로 자신감을 가졌고 기선에 승선해 작전을 지휘하며 부하들을 독려했다.

경영 컨설턴트 작가인 저자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지휘관 중 한 사람인 맥아더 장군에게서 배울 수 있는 교훈 50가지를 추렸다. 맥아더 장군이 군인으로서 활용했던 전략과 리더십은 교육, 스포츠,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담배파이프와 선글라스를 소품으로 애용한 맥아더의 자기 연출은 자신감 넘치는 리더의 이미지를 드러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그의 웅변술은 청중과 부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각각의 교훈 뒤에는 새겨볼 만한 맥아더의 어록과 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붙였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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