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1년 성적표] 크린토피아 용인 죽전 우미2호점 최묘희-김미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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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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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죽전동 우미아파트 상가에서 세탁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묘희 씨(왼쪽)와 김미선 씨 모녀가 각자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좋지 않은 입지에서 창업을 했지만 이 모녀는 친절 서비스를 무기로 창업 1년여 만에 월평균 17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크린토피아
경기 용인시 죽전동 우미아파트 상가에서 세탁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묘희 씨(왼쪽)와 김미선 씨 모녀가 각자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 좋지 않은 입지에서 창업을 했지만 이 모녀는 친절 서비스를 무기로 창업 1년여 만에 월평균 17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크린토피아
‘세박자’ 서비스로 열악한 입지 극복 모녀 ‘일 내다’

밖에선 안보이는 최악 위치
무료 배달+미소+즉석 수선
월매출 1700만원 ‘웃음꽃’

《30년차 주부가 딸과 함께 창업에 나섰다. 소자본으로 가게를 낼 수 있는 세탁편의점 ‘크린토피아’를 택했다. 의류매장에서 판매직원으로 짧게 일해 봤던 게 경력의 전부. 거주하던 경기 용인시 죽전 아파트 상가 단지에 매장을 냈지만 위치가 썩 좋지 않았다. 낮은 임차료로 구한 매장은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상가 안쪽에 위치해 장사 안 되기로 낙인찍힌 자리였다. 56m²(17평)로 너무 좁은 공간도 문제였다. 인근에 대학까지 있는 상권의 장점이 무색했다. 오로지 무기는 ‘친절 서비스’. 쉽지 않은 창업이 시작됐다.》

최묘희(54) 김미선(30) 모녀 점주는 2008년 11월 ‘크린토피아 용인 죽전 우미2점’을 시작하면서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열악한 입지 조건이지만 밝은 웃음과 친절함을 무기로 단골손님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 전문성 부족으로 난관에 부닥쳐

모녀가 매장 문을 열고 나니 문제는 입지 조건만이 아니었다. 전문성 부족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다. 세탁 전문 프랜차이즈인 크린토피아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각 지사에서 세탁을 해 하루 3번 배송해 주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매장은 손님과 지사를 연결해 줄 뿐 직접 세탁은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 씨 모녀는 세탁과 섬유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는 것을 가볍게 여겨 본사에서 실시하는 점주 교육을 소홀히 했다.

하지만 매장을 찾는 손님들은 점주에게 전문 지식을 요구했다. 드라이클리닝과 물빨래를 해야 하는 섬유의 차이부터 소재별로 얼룩을 제거하는 방법 등 섬유와 세탁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세탁 지식을 배우지 않은 최 씨 모녀는 손님들이 말만 걸어도 당황하는 처지가 됐다. 손님들을 제대로 응대하지 못하니 친절한 미소도 무용지물이 됐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최 씨 모녀는 공부를 시작했다. 본사 교육을 충실히 받는 것은 물론 집에서도 전문 서적을 들고 머리를 싸맸다. 몇 달이 지나자 손님의 어떤 질문에도 웃으며 친절하게 답해줄 수준이 됐다. “전문성을 갖게 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친절함을 내세운 장점을 마음껏 살릴 수 있게 됐다”고 최 씨는 설명했다.

○ 고객 편리 서비스로 매출 신장

창업 초기 어려움을 극복해 낸 최 씨 모녀는 창업 4개월째부터는 적극적으로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첫 번째 전략이 수선 서비스였다. 수선에서 세탁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매장 내에 임대료를 받고 수선 기술자를 들였다. 떨어진 단추 등 간단한 수선은 무료로 즉석에서 서비스하기도 했다. “갑자기 뜯어진 단추나 옷을 꿰매주면 기분 좋게 서비스를 받은 고객은 다시 꼭 매장을 찾아오세요.” 세탁소의 특성상 항의가 있기 마련이지만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지금껏 큰소리 내며 싸운 고객이 한 명도 없다는 게 최 씨의 자랑이다.

이어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인건비를 줄여 가격을 내린 크린토피아의 경우 전국 대부분의 매장이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 씨 모녀는 맞벌이 가정이 많은 주변 상황을 고려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수거, 배달하는 무료 서비스를 실시했다.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자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

현재 이 매장의 한 달 매출은 1700만 원 이상. ‘와이셔츠 한 벌에 990원’이라는 크린토피아 가격 정책을 고려하면 놀라운 매출이다.

○ 프랜차이즈 본사와 신뢰 구축

최 씨 모녀 매장이 1년 만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본사와의 호흡도 한몫했다. 창업 경험이 없던 이들은 프랜차이즈를 택했고 초기부터 본사 정책을 신뢰했다. 간판, 가격, 운영 시간, 전단지 홍보, 세일 등 모든 부분에서 본사의 도움을 받았다.

크린토피아 본사에서는 ‘클리닝 데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매주 물량이 가장 적은 목요일에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마케팅 활동도 매장 수익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철 지난 의류를 6개월 이상 장기 보관해 줘 가정 내 수납공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장기의류보관 서비스’를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이런 새로운 서비스는 개인 매장에서는 개발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외국에 나가는 손님이나, 원룸에 사는 대학생들이 장기의류보관 서비스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한 번에 10벌, 20벌 이상씩을 보관하기 때문에 꽤 큰 매출을 올리고 있죠.”

새로운 사업을 통한 수입 창출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함께 하기 때문에 이뤄낼 수 있는 부가 수익이다. “세일과 제휴 이벤트 등을 시행하면 당장 수익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고 싫어하는 점주들도 있겠지만, 본사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하면 매장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는 게 최 씨의 생각이다. 딸 김 씨도 “창업 초기 그럭저럭 안정된 수입에 안주했다면 지금과 같은 수익은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작은 가게지만 큰 사업을 운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전문가 조언
고객 90%가 주변의 주부들 이웃한 대학가로 ‘영역’ 넓히길


세탁업은 경쟁이 치열한 대표적 업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안정된 분야이기도 하다.

최묘희 김미선 모녀의 세탁편의점은 배달을 하지 않는 다른 세탁편의점과 달리 배달 서비스에 수선 서비스까지 도입해 상당한 고(高)매출을 올리는 성공 사례에 속한다. 특히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뛰어나 주부들의 마음을 파고든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의 방식을 지속한다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피로도를 감수해야 한다는 게 문제점이다. 최 씨는 고객 대응 서비스와 검품 그리고 태그 붙이는 작업을, 딸 미선 씨는 전산 업무를 맡고 있다. 배달 서비스가 시작된 뒤부터는 남편까지 가세해 배달을 담당하고 있다. 3명이 업무를 나눠서 하고 있지만 각자 업무 피로도가 높다. 맡은 일이 서로 달라 1명이라도 매장을 비우면 업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매장을 운영한 지 1년이 넘었는데 휴일인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항상 매장을 지켜야 하는 부담이 높다.

업무 피로도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려면 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인력 1명을 추가로 투입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현 매출 상황에서 무턱대고 인력을 늘릴 수는 없다. 인력을 보충하려면 최소 2000만 원 이상의 월평균 매출이 보장돼야 한다.

현 수준보다 매출을 더 높이려면 고객층을 넓혀야 한다. 최 씨 가족의 매장을 찾는 고객의 90%는 주변 주택에 거주하는 주부들이다. 주택가로만 홍보를 집중한 결과다. 매장을 이용할 만한 주부 중 최 씨 매장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어서 기존 주택가에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여지는 매우 적다.

대신 홍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대학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룸촌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은 경제성을 중요하게 따진다. 최 씨 매장의 세탁 가격은 다른 매장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다면 대학생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려면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단순히 전단지를 배포하기보다는 실과 바늘이 담긴 ‘옷 수선 세트’를 경품으로 증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첫 방문을 유도한 뒤 최 씨 특유의 친절함으로 재방문을 유도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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