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최동주 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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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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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전문가가 대형건설사 지휘자로

아이파크몰 성공 주역
건설+유통 새 시장 적격
침체속에서 혁신을 꿈꿔



18일 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최동주 현대아이파크몰 사장(58·사진)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건설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업계 7위인 대형 건설회사가 최고경영자(CEO)로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아닌 유통 전문가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신임 최 사장은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현대미포조선을 거쳐 1984년부터 지금까지 25년 이상 현대백화점과 아이파크몰에서 일해온 유통 전문가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최 사장이 건설, 조선, 유통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데다 특히 아이파크몰에 ‘몰링(malling)’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적적으로 회사를 되살린 것이 이번 인사의 직접적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전문가보다는 ‘혁신 전문가’를 회사가 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사장이 되살린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은 5년 전만 해도 ‘유령의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대아이파크몰의 이름은 당시 ‘스페이스9’였다. 스페이스9는 연면적이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1.6배, 삼성동 코엑스몰의 2.3배에 달하는 거대 상권이었으나 개점 1년도 안 돼 전체 매장의 60%가 철수했다. 현대식 상가와 어울리지 않는 일부 상인의 불친절한 태도가 문제였다.

현대산업개발은 당시 현대백화점 상무였던 최 사장을 영입해 현대역사 사장직을 맡겼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 브랜드를 도입해 ‘현대아이파크몰’로 사명을 바꾸고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다.

계약주 3000여 명과 업주 6000여 명을 일일이 만나 ‘백화점식 서비스’ 도입을 촉구하는 한편 현대백화점 시절 네트워크를 이용해 유명 패션 브랜드 입점을 성공시키고 상인들에게 예절교육도 시켰다. 해외 유명 쇼핑시설을 벤치마킹해 문화와 쇼핑, 레저를 한곳에서 즐기는 ‘몰링 개념’을 아이파크몰에 적용했다.

이렇게 4년을 노력한 결과 아이파크몰은 2006년 7400억 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내점객도 2006년 평일 7만 명, 주말 17만 명 수준이던 게 지난해 평일 27만 명, 주말 52만 명으로 늘었다. 최 사장은 “누가 사장직을 수행했더라도 나와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겸손해했지만 아이파크몰 상인들은 “최 사장이 아니었으면 평생 모은 돈으로 창업한 내 점포가 물거품이 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는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 그가 또 한 번 혁신을 통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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