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방학을 맞아 잠시 귀국했던 이지선 씨(31·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는 난생 처음 마라톤 풀코스를 뛸 결심을 했다. 공부를 위해 거주하고 있는 미국 뉴욕시에서 열리는 뉴욕마라톤에 고국의 장애인들이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용기를 냈다. 이 행사를 통해 재활병원 건립 기금 모금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민간 재활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 비영리법인 푸르메재단 홍보 대사를 2005년부터 맡고 있다.
2000년 신체 55%에 3도 화상을 당한 뒤 40여 차례의 수술을 딛고 일어선 그에게 이번 풀코스 완주는 또 다른 도전이다. 심한 화상을 당했던 이 씨는 힘든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달릴 땐 피부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힘든 운동을 해서 체온이 올라가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배출해 체온을 맞춘다. 전문가들은 "피부가 손상되면 일반인에 비해 두 배는 힘든 레이스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씨는 "힘들면 걸어서라도 완주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이번 레이스는 재활병원 건립의 필요성을 알리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데 취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마라톤 출전을 결심한 뒤 매일 1시간 30분씩 훈련하고 있다. 역경을 딛고 우뚝 선 이 씨의 인간승리 스토리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됐다. 이 씨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움직였다.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www.ezsun.net) 방명록에는 6만여 건에 이르는 글이 올라 있다. 이 씨는 격주 월요일마다 본보 건강·의료면에 '이지선의 희망바이러스'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26일자 칼럼에서 뉴욕마라톤 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씨의 도전에 푸르메재단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의 풀코스 도전이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푸르메재단은 홈페이지(www.purme.org)에 '이지선과 함께 달리는 42.195km 감동의 뉴욕마라톤' 코너를 마련해 응원 메시지와 후원을 받고 있다. 이 씨와 함께 양 팔이 없는 김황태 씨(32), 청각 2급 장애 이수완 씨(40). 지체 1급 장애 김용기 씨(34), 시각 1급 장애 신현성 씨(48)도 뉴욕마라톤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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