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비즈 북스]삼성은 왜 휴대전화를 불길속에 집어던졌나

  • 입력 2009년 9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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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기업이 되었나/로버트 브루너, 스튜어트 에머리 지음·최기철 옮김/304쪽·1만5000원·미래의창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를 만든 기업은 모토로라다. 무전기처럼 생겼던 1세대 휴대전화 ‘브릭’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형 휴대전화 ‘스타택’으로 세계적인 휴대전화기 회사가 됐다. 두께가 얇은 레이저폰도 히트를 쳤다. 그러나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3위를 지키던 모토로라는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매각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작년 말에는 3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휴대전화 원조기업인 이 회사가 왜 이토록 급속하게 휴대전화를 포기하게 되었을까.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을 무렵 애플은 자금난에 빠져 있었다. 델 컴퓨터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이클 델은 차라리 회사를 정리하라고 애플에 충고할 정도였다. 그러나 10년 뒤 애플은 시가총액에서 델은 물론 IBM을 능가하는 기업이 됐다. 애플은 퍼스널컴퓨터(PC)시장에 아이맥, 아이팟을 내놨고 아이폰으로 시장을 주름잡았다.

세계적인 기업들의 성장과 쇠퇴를 가른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애플은 고객과 정서적으로 깊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디자인 주도의 기업 문화를 이룩했다”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마이클 델은 디자인을 활용하는 데 뒤떨어졌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모토로라도 몇 가지 디자인에는 성공했지만 진정한 디자인 문화가 없었던 탓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디자인 문화란 무엇이고, 기업의 성패는 어째서 디자인 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산업디자인 전문가인 저자는 “제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이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든 이제 디자인을 하든지 아니면 망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디자인 문화란 어쩌다 한 번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과 비슷하다. 기업이 계속 성공하려면 ‘디자인은 한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의 일이어야 하고, 말단 직원에서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이 어떻게 디자인 문화를 뿌리내릴 수가 있을까. 저자는 삼성의 경험을 사례로 든다. 1995년 이건희 회장이 구미공장을 돌아볼 때 직원들은 휴대전화 제품을 망치로 깨부수고 불길 속에 집어던지며 울었던 일이 있었다. 그 다음 해 신년사에서 이 회장은 1996년을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선언했다. 저자는 이때 삼성이 강조한 디자인은 ‘단순한 스타일링으로서의 디자인이 아닌 소비자 연구와 마케팅을 아우른 가장 폭넓은 개념으로서의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이전에는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제품을 구상하고 어떤 특성을 부여할 것인지 결정했으나 이제는 산업디자인에서부터 인지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 일을 맡게 됐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인간은 경제판단에서 합리적일까
충동의 경제학 하노 벡 지음·안성철 옮김/344쪽·1만3000원·비즈니스맵

카지노의 룰렛에서 10번 연속 빨간색이 나왔다면 11번째 판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많은 사람은 검은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전망은 오류다. 11번째 판에서 검은색이 나올 확률은 빨간색이 나올 확률과 마찬가지인 50%이기 때문이다. 이를 ‘도박사의 오류’라고 한다.

경영자들은 어떤 프로젝트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투자자는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믿으며, 변호사는 소송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현상은 ‘통제력 착각’이다.

‘확인편향’은 사람들이 과도하게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오직 자기 의견을 확인해주는 근거만을 찾을 뿐 반대되는 견해들에 대해선 거의 생각하지 않는 경향을 가리킨다. ‘인간은 경제성을 따져 합리적 판단을 내린다’는 명제를 전제로 하는 고전 경제학의 빈틈을 찾아내고 분석하는 행동경제학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의 경제 담당 편집인으로 일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사람을 매혹하는 6가지 키워드는
대중을 매혹하다 강미은 지음/264쪽·1만2000원·원앤원북스

고정관념을 넘어서서 새로운 창조를 하면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사람은 매혹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대중을 매혹한다.

말콤 클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는 어떤 분야든 최소 1만 시간을 투자해야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1만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투자해야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정도의 열정이 있어야 대중을 매혹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중은 지도와 훈계의 대상이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대상이다. 설득력과 소통은 공감에서 시작하고 공감에서 끝난다. 일류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공감대 형성 능력이 뛰어나다. 리더가 되는 것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인 저자가 대중을 매혹하는 법을 정리했다. 그는 사람을 매혹하는 힘으로 창조력, 열정, 감성, 소통, 진솔함, 품위 등 6가지 키워드를 내세웠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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