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책향기]NYT가 매케인-오바마에 권한 책

  • 입력 2008년 6월 14일 03시 01분


“힘을 어떻게 절제하는지 배우길”

뉴욕타임스는 최근 북리뷰 섹션에서 작가 20명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 후보에게 권하는 책’을 소개했다. 작가들은 추천 사유를 통해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비판을 내비치기도 했다.

작가 주노 디아즈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게 추천한 책은 조 홀드먼의 소설 ‘영원한 전쟁(The Forever War)’. 베트남전쟁에 참가했던 홀드먼은 이 책에서 우주전쟁이라는 소재를 빌려 전쟁의 실상을 고발했다.

디아즈는 “매케인 후보도 베트남전에 참전했는데 그는 이라크에 미군을 더 오래 주둔시키려 한다”면서 “이 책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는 레슬리 마몬 실코의 ‘의식(Ceremony)’을 추천했다. 혼혈 인디언인 주인공이 백인 사회에서도, 인디언 사회에서도 소외된 채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스콧 터로는 두 후보에게 공통의 책을 추천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첫 번째. 세상을 악으로 가득 찬 것으로만 보는 시선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게 추천 사유. 그는 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Mandate For Change)’을 추천하면서 “미국의 힘을 어떻게 절제해 가며 사용할 것인지, 통치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시 시프는 매케인을 향해 “경제를 잘 모른다”며 J K 갤브레이스의 ‘풍요로운 사회(Affluent Society)’를 읽으라고 권했다. 자원이 풍요로운 사회의 국가 경제 정책은 공공투자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이론을 담은 책이다. 바버라 에렌라이히의 ‘빈곤의 경제(Nickel and Dimed)’도 “투잡 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현실을 알려면 읽어야 한다”는 사유로 추천했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당부를 담아 추천한 이들도 있다. 바버라 킹솔버는 “우리의 다음 대통령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경제 체질을 하루 빨리 개조해야 한다”며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을 추천했다.

작가 캐슬린 해리슨은 오바마 후보에게 시드 제이콥슨의 ‘그래픽으로 보는 9·11테러 리포트(The 9·11 Report-A Graphic Adaptation)’를 권했다. 매케인 후보에게 권한 책은 영국 탐험가 앱슬리 체리개라드가 쓴 남극 탐험기 ‘지상 최악의 여행(The Worst Journey in the World)’. 추천 사유가 흥미롭다.

“매케인에게 이번 여름은 길고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다. 극한의 날씨에서 인간이 겪는 시련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고전을 읽어 보는 게 좋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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