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中조화세계 이념의 네 바퀴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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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화세계 이념은 다음과 같은 4대 요소에 기초하고 있다.

첫째, 세계 정치의 기본 틀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국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전쟁의 효용성이 과거에 비해 갈수록 쇠퇴한다. 국제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영토 보전과 군사적 안보에서 경제와 소프트파워로 바뀐다. 경제, 문화, 외교, 도덕이 군사보다 중요시된다.

특히 대국은 사회 형태와 기본 가치, 주요 정책의 동질성이 갈수록 높아진다. 동시에 여러 나라에 걸친 각종 위협이 갈수록 불쑥불쑥 돌출한다. 조화세계는 이제 절대로 순수한 공상이나 이상이 아니다. 세계 정치의 기본 특성 가운데 현대의 중대한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둘째, 조화세계 이념은 중국이 화평굴기 또는 평화발전이라는 길을 걷는 데 유효한 실천적 경험에 기초한다. 중국의 굴기는 평화와 국제교류, 무역과 국제협상, 스마일외교 등 광의의 소프트파워에 크게 의존한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외교에서 가장 명백하고 의심할 바 없는 특징이다.

조화세계 이념의 특징은 점차 커지는 성실과 신의에 있다. 다자협력과 국제조직, 국제체제, 국가 간 비(非)정치적 교류에 대한 믿음은 중국의 국가 이익을 촉진하는 것이자 세계 정치 조화라는 말 자체에 내포된 가치다.

이에 상응해 중국의 국가 이익 개념은 일정한 의미에서 갈수록 국제화되고 있다. 즉 부분적으로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과 융합하거나 동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셋째, 조화세계 이념은 세계 질서에 관한 중국 정부와 인민의 가치관에 기초한다. 이 가치관은 전통적으로 뿌리가 깊으며 현대 가치관과도 연관이 있다.

현대 가치관 중 중요한 것은 국제 질서에 관한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의 정의에 대한 신념과 경험이다. 이들은 국제정치에서 강자가 약자를 깔보고 능멸하며 마치 약소국에 은사라도 내리는 것과 같은 강대국의 인자함을 거부했다. 국가 간 평등과 자결권이 이들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다.

국가는 강자와 약자로 나눌 수 없고 평등해야 한다. 강국은 약소국의 내정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 국제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평등한 협상이다. 어떤 형식과 이유로도 강권정치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 국제정치의 근본 규범이다. 지금은 마오 시대와 비교해 강렬하고도 급진적인 색채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원칙은 예전 그대로다.

마지막으로 조화세계 이념은 대(大)전략이 필요하다는 중국의 인식에 따른 것이다. 여기서 강조할 것은 언제 어디서나 조화세계 이념과 화평굴기가 의존하는 것은 평화와 경제력, 무역, 외교, 문화 등 비(非)군사적 파워라는 점이다.

이들 파워의 특징은 역량이 비폭력적이라는 것과 점진적으로 쌓인다는 점, 광범위하게 깔린다는 점, 그리고 상호 이익이 된다는 점이다. 이런 역량은 남이 막기가 가장 어렵고 비용이 적게 들며 상대방의 견제와 부작용이 가장 적다. 이런 점에 비춰 볼 때 최후까지 사용을 유보해야 할 역량은 바로 군사력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화평굴기 또는 평화발전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중국에 가장 그리고 유일하게 유리한 대전략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상술한 4가지 요소는 모두 진정 기본적이고 지속적인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앞으로 계속 조화세계 이념을 가슴에 품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세계는 중국을 믿어도 된다. 중국 역시 조화세계 이념을 통해 세계의 변혁에 더욱 유효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믿어도 된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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