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해협 횡단/2월27일]“정말 뭐하자는 거야?” 박대장 결국 폭발

  • 입력 2007년 2월 27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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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중인 대원들. 왼쪽부터 이형모 박영석 오희준대원.
훈련중인 대원들. 왼쪽부터 이형모 박영석 오희준대원.
"정말 뭐하자는 거야?" 박영석 대장이 결국 폭발했다.

공항 대합실 같은 호텔(큰 방에 덩그러니 침대 14개만 놓여있다)에서 하룻밤을 지낸 원정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상을 살핀다. 아마도 지난 19일 아나디리에 도착한 뒤 9일째인데 처음보는 화창한 날씨다. 어제 전세기가 출발하지 못한 이유가 강한 바람이었으니 오늘은 틀림없이 목적지 라브렌티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대원들의 목소리도 밝다.

아풀싸. 공항 사무실에 다녀온 김영선 대원(모스크바 거주)의 표정이 어둡다못해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날씨는 좋은데 최근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가지 못한 러시아 시골마을들에 식량이 떨어져 곤란을 겪고 있어 우리가 타고 갈 전세기도 이곳 마을들에 식량을 전달해주러 떠났다"는 것.

"아니 그게 무슨 전세기야? 휴일이라고 쉬고, 날씨 안좋다고 쉬고 그렇더니 이번엔 뭐 어째?"

화낼만 하다. 그래도 어찌하랴.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참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사실 박대장은 남몰래 선행을 여러가지 하고 있다. 본인이 극구 만류하는 바람에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것들. 그는 몇몇 독거노인들을 돕고 있다.

그냥 한달에 한분당 20만원씩 보내드리는데 그치지 않고 이따금 집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펴고 지난해에는 이들 노인들을 모시고 관광여행까지 다녀왔다.기에 10년 가까이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화가 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어제부터 묵고 있는 이곳 공항 호텔에서 취사를 할 수 없어 대원들은 이곳 매점에서 파는 딱딱한 러시아 빵과 탄산음료로 끼니를 떼우고 있다. 박대장은 속이 타는 지 탄산음료를 벌컥벌컥 마시곤 빵도 거부한다.

칼로 힘들게 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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