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in JAPAN]<3>혼슈 앗피고원 스키장

  • 입력 2007년 1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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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피고원 스키장의 고다마 에이치 스키학교 교장이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의 앗피고원을 배경으로 환영인사를 보내고 있다. 이와테 현은 혼슈 북단 아오모리 현의 남쪽에 있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앗피고원 스키장의 고다마 에이치 스키학교 교장이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의 앗피고원을 배경으로 환영인사를 보내고 있다. 이와테 현은 혼슈 북단 아오모리 현의 남쪽에 있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눈덮인 앗피리조트 목장에 마련된 눈으로 만든 집 ‘가마쿠라’. 실내에서는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눈덮인 앗피리조트 목장에 마련된 눈으로 만든 집 ‘가마쿠라’. 실내에서는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무려 700개가 넘는 스키장이 북쪽의 홋카이도부터 남쪽 히로시마 현까지 곳곳에 산재한 ‘스키 천국’ 일본. 그중 어디가 최고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이곳을 꼽는다. 이와테 현의 앗피고원 스키장. ‘아스피린 파우더’의 디프 스노(deep snow), 오가기에 편리한 접근성(인천공항으로부터), 수준급 시설(리조트호텔과 식당, 온천), 활주로를 연상시키는 멋진 트레일, 그리고 한국의 옛 맛을 간직한 모리오카 레멘(냉면) 덕분이다. 그 앗피고원 스키장으로 안내한다.

눈 많이 내리기로 이름난 홋카이도. 하지만 기타도호쿠(북동북) 지방도 그에 못지않다. 기타도호쿠란 혼슈의 최북단 지역으로 홋카이도와는 세이칸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아오모리, 이와테, 아키타, 야마가타 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일대는 최근 일본 스키 붐이 일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여행지. 인천∼아오모리(대한항공 주 4회), 인천∼센다이(아시아나항공 매일)를 운항하는 국적 항공사와 저렴한 패키지 가격, 그리고 다양한 스키장 덕분이다.

스키 리조트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기자가 특히 중요시하는 것은 ‘얼마나 편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느냐’ 하는 점. 무거운 장비를 스스로 운반해야 하는 스키라는 운동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고는 역시 ‘스키인 스키아웃(Ski-in Ski-out)’형인데 앗피고원 스키장이 그렇다. 스키인 스키아웃이란 스키장 안에 호텔이 지어져 로비에서 스키를 신고 벗을 수 있는 방식을 뜻한다.

스키인 스키아웃형 리조트는 흔치 않다. 설산의 산장 스타일이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로 개발된 유럽 알프스, 북미 로키산맥에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알프스의 트루아발레, 호주의 폴스크리크(빅토리아 주)가 대표적인 스키인 스키아웃 스키장이다. 편한 만큼 체류비가 비싼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앗피고원 스키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가격(패키지 요금)이 다른 곳의 스키 패키지보다 3, 4만원 비싼 정도다.

앗피고원의 ‘아스피린 파우더’ 역시 자랑거리. 파우더 스노란 눈이 머금은 습도가 아주 낮은 ‘건설(乾雪)’을 말한다. 이런 건설은 습도가 낮은 건조기후의 북쪽 지방에서 기온이 낮은 날(영하 7도 이하)에만 형성된다. 파우더 스노는 홋카이도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했지만 홋카이도라고 해서 모든 스키장이 그런 것은 아니다. 반대로 앗피는 고위도(북위 40도)인 데다 건성의 미세기후를 이루는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의 고원(해발 500m)에 위치해 파우더 스노를 갖게 됐다.

애프터스키(스키를 탄 뒤에 즐기는 휴식)도 스키 못지않게 중요한 스키여행의 즐거움. 노텐부로(노천탕) 온천욕과 더불어 구어메(식도락)를 애프터스키의 진수라고 생각하는 기자에게 앗피는 이상적인 스키리조트로 기억된다. 정취 있는 노텐부로가 좀 아쉽기는 해도 대신 숯불의 석쇠에 굽는 야키니쿠(불고기)에 김치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어 애프터스키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또 하나, 앗피고원 스키장을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활주로처럼 쭉쭉 뻗은 넓은 슬로프다. 정상과 베이스를 잇는 5.5km의 야마가토 트레일(폭 15∼30m, 경사 15∼20도)은 온 가족이 함께 산보하듯 즐기기에 좋다. 마메모리 정상에서 거의 직선으로 4km나 이어지는 자이라 롱코스는 앗피고원 스키장의 시그니처 트레일이다. 진정한 중급자라면 한 번도 쉬지 않고 카빙 롱턴으로 이 코스를 완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모리오카 레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앗피고원 스키장은 제공한다. 모리오카 레멘은 일본인이 야키니쿠를 먹은 뒤 반드시 챙기는 찰떡궁합의 한국음식. 재일교포가 50여 년 전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든 ‘평양+함흥’식 냉면인데 발간 김치 국물에 쫄면사리를 담는다. 아들이 운영하는 원조식당 ‘쇼쿠도엔’은 모리오카 시내(시내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다. 리조트 내 야키니쿠 식당에서도 맛볼 수 있다.



이와테 현(일본)=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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