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도쿄]학생 모닝콜까지… 학교야 호텔이야?

  • 입력 2006년 12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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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지원자 수와 입학자 수가 같아지는 ‘대학 전입(全入)시대’를 앞둔 일본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 양상도 다채롭다. 그중 하나가 대학이 학생의 생활까지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다.

일본 사이타마(埼玉) 현 일본고교(工業)대는 지난해 4월부터 ‘학생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교원 3명, 교직원 2명이 4800여 학생의 출결석 상황을 점검해 특정 강의를 연속 세 번 이상 빠진 학생에게 전화나 e메일로 연락한다. 방침은 ‘절대로 화내지 않는다’는 것.

학생들의 자퇴를 막기 위한 노력이다. 1997년도 약 3%였던 자퇴율은 2000년 5%까지 늘었다. 수업을 자주 빠지는 것은 그 조짐으로 결코 방치해 둘 수 없는 일이다.

아침에 못 일어나는 학생들에게는 여직원이 첫 교시 30분 전에 모닝콜을 해 주기도 한다. 학내에서는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센터 측은 “학생을 제대로 길러 사회에 내보내는 것이 대학의 사명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첫걸음을 내딛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코하마(橫濱) 시의 간토가쿠인(關東學院)대는 2004년 4월 ‘학생지원실’을 설치했다.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는 전직 고교 교사 등 튜터 9명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어떻게든 졸업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무엇보다 수험 방식의 다양화에 따라 입학생들 간의 학력 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추천방식으로 입학한 학생 중에 자퇴하는 학생이 많다. 이런 상황이 가중되면 대학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이다.

일본 대학에선 학생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이 심해지면서 일반입시를 거치지 않는 입학생이 늘어났다. 2006년 국공사립대 입학생 중 35.6%가 추천입학생이었다. 여기에 자기추천을 거쳐 면접과 소논문으로 선발하는 AO(Admission Office)입시로 입학한 5.9%를 포함하면 40% 이상이 일반입시를 거치지 않았다.

‘사느냐 죽느냐’는 갈림길에 선 대학들로서는 경영을 위해서도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지원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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