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일부러 무거워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축구와 월드컵의 인류사적 의미와 문화적 깊이에 대한 조망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밑줄 그어 가며 차분히 성찰할 만한 관련 서적이 너무 드물다는 점 때문에 나는 몇 번이고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축구, 그 빛과 그림자’를 다시 읽는다.
오늘 당장 노벨문학상을 받아도 누구 한 사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라틴 문학의 거장 갈레아노의 이 책은 축구가 얼마나 경이롭고 풍요로운 세계인가를 보여 준다. 지극한 인간미와 통렬한 블랙 유머로 가득 차 있어 그야말로 한 편의 경기를 생생하게 지켜보는 듯한 섬세한 즐거움을 준다.
갈레아노는 축구가 ‘인류가 빚어낸 신성한 유희이며 온갖 경이와 상상으로 가득 찬 비밀의 성이요 현대적 관습과 규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와 창의의 아름다운 몸놀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실제로 실천한 선수들에 대하여 찬양한다.
동시에 갈레아노는 미디어와 기업,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의해 축구와 월드컵이 비만해지는 와중에서 선수와 관중은 축구의 낭만성과 휴머니티를 점점 더 잃게 되었다고 쓴다. 그리고 그 말은 대체로 맞다. 그의 표현대로 오늘날 세계적인 스타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 ‘노동자’가 되어 가혹할 만큼 수많은 경기를 뛰어야 하며 관중은 그들을 보기 위하여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럼에도 역시 축구는 아름다운 것. 갈레아노는 오랜 관습과 지배적인 규칙들, 또는 구단의 강요와 감독의 진부한 전술을 말끔히 잊어버리고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창조적인 열정과 놀라운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예기치 못한 드리블, 실로 인간의 몸으로 이룬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슛에 감탄한다. 바로 그러한 선수들의 낭만성이 축구의 속살을 아름답게 채워 주고 있다고 말한다.
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의 열기 속으로’ 30선 축구, 그 빛과 그림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프랭클린 포어 잭 니클라우스의 골프와 나의 인생 잭 니클라우스 스포츠, 그 열광의 사회학 엘리스 캐시모어 벌거벗은 산 라인홀트 매스너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다카하시 겐이치로 아이거북벽 정광식 축구의 사회학 리처드 줄리아노티 나는 달린다 요슈카 피셔 피버 피치-나는 왜 축구와 사랑에 빠졌는가 닉 혼비 하늘 오르는 길 손재식 박지성 휘젓고 박주영 쏜다 김화성 천천히 달려라 존 빙햄 끈-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박정헌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달리기와 존재하기 조지 쉬언 세계의 지붕에 첫발을 딛다 정해왕 펠레-나의 인생과 아름다운 게임 로버트 피시 엄홍길의 약속 심산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정준영 히말라야의 아들 자크 라츠만 축구저널리스트 서형욱의 유럽축구기행 서형욱 부드러운 것보다 강한 것은 없다 존 우든 꿈의 높이 8848미터 마크 페처 외 800-two lap runners 가와시마 마코토 마지막 라운드 제임스 도드슨 히말라야 있거나 혹은 없거나 임현담 오프사이드는 왜 반칙인가? 나카무라 도시오 울트라마라톤 맨 딘 카르나제스 골프가 주는 9가지 삶의 교훈 마이크 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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