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동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들

  • 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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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안보 위협과 불안정 요소를 살피려면 중국과 지역 전체를 함께 봐야 한다. 위협 요소에는 5가지 범주가 있다. 위기성(性) 쟁점, 세력 전이(轉移), 안보 딜레마, 비(非)재래식 위협, 대량살상무기(WMD)와 기술 확산이다.

위기성 쟁점은 강대국 간 군사 충돌로 치달아 지역 전체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문제다. 과거 10년 동안 대만 문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위기성 쟁점이었다. 현재 북한 핵 위기는 완화됐고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전쟁 위험은 거의 사라졌다. 최근 대만 문제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국가통일강령 폐지로 다시 첨예한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과 일본 간의 정치적, 전략적 갈등도 위기성 쟁점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세력 전이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의 하나다. 이는 중-미 관계와 중-일 관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신속한 경제성장에서 시작돼 조금씩 외교 분야로 옮겨 가고 있으며 대단히 제한적이지만 군사 영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동아시아의 세력 전이는 중국의 고속발전에서 비롯되는 것만은 아니다. 인도의 부상, 일본의 민족주의 경향, 한국의 경제와 외교력 신장, 가능성이 높아진 한반도 통일 전망을 들 수 있다. 이는 동아시아를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 만들고 있으며 복잡성과 불확정성, 잠재적 불안정성을 크게 키우고 있다.

동아시아에는 많은 안보 딜레마가 존재한다. 점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중-미 간 안보 딜레마, 급속히 격화되고 있는 중-일 간 안보 딜레마, 장기간 지속되고 고도의 가연성을 띤 북-미와 북-일 간 안보 딜레마, 완화된 남북과 인도-파키스탄 및 중국-인도 간의 안보 딜레마, 거의 소멸된 중국-러시아와 중국-동남아 국가 간의 안보 딜레마 등이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안보 딜레마에는 상호 불신과 부분적 군비 경쟁을 수반하고 있다. 힘의 변화와 민족주의 정서, 복잡한 국내 정치라는 강력한 배후 추진력까지 가세하고 있다.

비재래식 안보 위협은 테러리즘부터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다양하다. 가장 주목할 것은 강렬한 파괴성과 전복성을 갖는 급진적 호전 세력이다. 분열주의와 테러리즘, 종교적 극단세력 등이다. 미국의 대(對)중동 정책도 이에 포함된다.

WMD 확산 문제는 이미 동아시아에서 두드러진 안보 문제다. 북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신속하고도 완전한 해결이 어려운 문제다. 이란 핵 문제는 동아시아 밖에서 발생했지만 이 지역과 국제정치적으로 연계돼 있다. 파키스탄도 확산의 전력이 있다. 미국의 군사우선주의 색채를 띤 국가안보 정책과 외교적 일방주의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이런 위협 요소들에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위기성 쟁점이 격화되지 않도록 현실적인 위험과 잠재된 위험을 완화하고 즉각 통제해야 한다. 특히 대만의 현상 변경을 막기 위해 중국과 미국, 대만 내 반독립 세력이 노력해야 한다. 중-일 갈등이 고조돼 군사적 충돌로 비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강대국 간의 협조를 통해 위기성 쟁점에 대응하는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타협과 신뢰 구축을 위해 쌍무 외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위험을 완화하고 상호 의구심과 경쟁을 약화해야 한다. 구체적이고 중대한 긴장을 완화 또는 해결하기 위한 지역 다자안보 체제를 창설하거나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점진적으로 전체적인 틀을 갖추면서 세력 전이에 의한 잠재적 충돌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경제를 공동체화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를 촉진해 상호 이해와 친선을 증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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