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맘마미아’ 드림팀 다시 뭉쳤다

  • 입력 2005년 3월 2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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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관객들을 겨냥한 뮤지컬 ‘메노포즈’에 출연하는 ‘맘마미아 3총사’, 박해미 이경미 전수경(왼쪽부터). 권주훈 기자
중장년 관객들을 겨냥한 뮤지컬 ‘메노포즈’에 출연하는 ‘맘마미아 3총사’, 박해미 이경미 전수경(왼쪽부터). 권주훈 기자
《‘맘마미아’의 3총사가 다시 뭉쳤다. 2004년 뮤지컬 ‘맘마미아’로 ‘중년 관객 돌풍’을 불러일으킨 박해미(42) 전수경(40) 이경미(44)가 최근 뮤지컬 ‘메노포즈’(Menopause·폐경기)의 주인공으로 함께 캐스팅된 것.

‘메노포즈’는 2001년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뒤 4년째 공연 중인 인기 뮤지컬. 폐경기를 앞둔 중년 여성의 심리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세 사람이 맡은 역은 한물 간 중년 여배우(박해미), 일에는 성공하나 가족과 멀어진 커리어우먼(전수경),

평범한 시골주부(이경미)로 모두 폐경기에 접어든 50대 전후 여성이다. 28일 밤, 세 사람을 만났다.》

○폐경(閉經),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세 분 다, 아직은…아니시죠?

“폐경기 증상은 아직 없다”고 하던 세 사람은 막상 얘기를 시작하자 자신이 겪는 ‘조짐’에 대해 털어놓았다.

“난 지난번에 (생리를) 한 달 걸렀어.” “하는 날짜도 점점 짧아져.” “양도 많이 줄던데.”….

―폐경과 함께 ‘여자’로서 끝이라고 생각해 울적해 하는 여성도 많은데. 여배우로서 이미지 관리에 이 작품이 부담스럽진 않나요?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하면서 여성 작품이 주는 ‘맛’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 중년의 솔직한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이 오히려 하고 싶었어요. 사실, 난 더 이상 망가질 이미지도 없고. 하하” (이경미)

“‘폐경기’가 좀 일찍 찾아오긴 했죠(웃음). 여배우로서 늙은 역을 빨리 맡은 감은 있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겪을 이야기라 살갑게 느껴져요.” (전수경)

“근데 왜 폐경을 우울하게만 생각하죠? 요즘도 난 남편과 섹스할 때 임신을 걱정해요. 하지만 폐경을 하면 그런 불안에서 자유로워져 오히려 인생을 더 즐길 것 같은데….” (박해미)

○‘메노포즈’, 그 유쾌함에 대하여

‘맘마미아’는 지난해 공연부문 최다 관객 동원 작품(20만 명)이었고, 최근 막을 내린 대구 공연은 ‘최장기 지방 공연 기록’(6주)을 세웠다. 온통 ‘젊은 애들’이 판치는 요즘, 이들 세 중년 배우는 ‘맘마미아’ 이후 중장년층의 ‘스타’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이 때문에 제작사측이 ‘맘마미아 삼총사’를 모두 캐스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세 명 모두 “소극장 뮤지컬이라 솔직히 돈은 안 되지만 우리 사회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인 폐경기를 재미있게 표현한데다 국내 초연이라는 점에 끌렸다”고 입을 모았다.

‘메노포즈’는 중년의 귀에 익은 ‘그 때 그 시절’의 팝송들로 만들어졌다. 티나 터너의 ‘왓츠 러브 갓 투 두 위드 잇’을 비롯해 ‘온리 유’ ‘YMCA’ ‘프리텐더’ 등 1960∼80년대 팝송 26곡으로 꾸며졌다. 마지막엔 관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가 배우들과 한바탕 춤판도 벌인다.

―‘맘마미아’의 성과를 꼽는다면?

“40대인 우리가 당당히 주연을 맡는 모습이 중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이)

“맘마미아’ 이후 공연장에 확실히 중년 관객이 늘었어요.” (전)

이어 박해미에게 시선이 모아지자 당혹스러워 하며 말했다.

“어, 방금 전까지 아주 중요한 말이 생각났는데 금방 잊어버렸어.”

폭소와 함께 두 사람이 말했다.

“얘, 그게 (폐경기) 증상이야!” (이)

“바로 이런 얘기들이 이 작품에 다 나와요∼.” (전)

5월3일∼7월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트홀. 6만원. 02―6000―679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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