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현장에서/MMF로 쏠리는 자금 ‘부풀대로 부푼 풍선’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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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의 단기 유동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빠르게 흘러들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8월 12일 이후 최근 두 달 남짓 MMF 수탁액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3월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 직후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투신권 전체 MMF 수탁액도 최근 61조원을 넘어 예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돈은 투자에 따른 비용보다 벌어들이는 수익이 많다 싶으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속성을 갖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예금금리가 두 자릿수를 웃돌던 때는 은행에 시중자금이 몰렸고, 주택경기가 활황이던 2000년 이후 작년까지는 부동산시장 주변을 맴돌았다.

이제는 MMF가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시중자금의 단기적인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갈 곳이 없어 낮은 금리라도 받고 잠시 쉬겠다는 돈을 두고 뭐라고 타박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러나 경제의 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이 건전한 산업 육성을 위한 밑거름이 되지 못하고 이처럼 정처 없이 떠다니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 호시탐탐 수익을 노리고 있는 단기 대기성 자금이 금융권 밖에서 언제 어떤 형태로 움직일지도 모를 일이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최근 MMF에 돈이 몰리는 것 자체가 대단히 큰 리스크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MMF 자금 편중 현상이 마치 ‘부풀대로 부푼 풍선’과도 같아 시장 심리가 MMF를 외면하는 쪽으로 바뀌면 대량 환매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작년만 해도 3, 4월 카드채 사태, 11월 단기금리 급등 등으로 일부 자산운용사는 제때 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매년 한두 번씩 환매사태가 연례행사처럼 발생한 점도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시중자금이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건전한 투자 대안이 하루 빨리 나타나 돈이 국가경제 선순환의 매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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