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쟁점]수도권 골프장 건설 갈등

입력 2004-09-29 17:55수정 2009-10-09 14:2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골프장 건설 문제를 놓고 정부와 지역 주민 및 환경단체가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골프장 건설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입장인 반면 해당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건설이 오히려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골프장 건설 ‘쉽게’=정부가 골프장 건설을 촉진하겠다고 한 것은 7월.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당시 “현재 접수된 230건의 골프장 신청을 4개월 안에 일괄적으로 동시에 심사해 빠른 시일 안에 허용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문화관광부는 일률적으로 규정돼 있는 골프장 면적규정(18홀 기준 최소 108만m² 등)을 폐지하고 교통영향평가 대상과 구비서류를 축소하는 내용의 ‘골프장 건설 규제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골프장 건설시 소요되는 행정절차기간이 현재 평균 3∼4년에서 1∼2년으로 단축되고 골프장 곳당 건설비용도 37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골프장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50만명으로 추정되는 해외 골프 관광객을 붙잡기 위한 것. 이들은 연간 5000억∼6000억원을 골프관광에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현재 공사 중이거나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250여개 골프장이 모두 완공되면 약 27조2000억원의 경기부양 효과가 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분석도 골프장 건설 규제 완화의 주요 배경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골프장 곳당 연간 7억∼8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골프장 건설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골프장은 녹색 사막”=전국 골프장의 절반 이상이 밀집해 있는 경기 지역에선 골프장 건설 붐과 함께 반대운동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

경기 여주군 가남면 송림리 주민들은 송림초교에서 60여m 떨어진 곳에 대중골프장 건설이 추진되자 지하수 고갈과 수질오염으로 마을이 황폐화될 것이라며 군청과 교육청 앞에서 지속적으로 집회를 열고 있다.

천주교측은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미리내성지(聖地)에서 2km 남짓 떨어진 곳에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자 성지와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8월 초부터 골프장 건설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전북 군산과 경북 경주, 경남 함안 등에서도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이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잇달아 여는 한편 다음달 4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경기 여주환경운동연합 이은희 간사는 “엄청난 농약 살포로 골프장은 잔디 이외의 식물이 자랄 수 없는 녹색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며 “골프장 건설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관계자는 “앞으로 광역단체장이 바로 골프장 사업계획을 승인하도록 규정이 바뀔 예정인 만큼 골프장 건설시 건설이익과 환경손실을 꼼꼼히 따져 난립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