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2004파리패션/국내 유일 참가 '좋은 사람들'

  • 입력 2004년 2월 5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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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란제리 박람회 3일째인 지난달 25일 아침.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좋은 사람들’ 부스에 비상이 걸렸다. 전시됐던 팬티와 러닝셔츠 한 점씩이 사라져 버린 것. 진열대에 덮개를 씌운 뒤 지퍼를 채웠고 보안 요원이 밤새 부스를 지키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좋은 사람들’은 최고가격대의 남성 속옷 브랜드 ‘J’로 2년째 이 박람회에 참가해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아 왔다. 이날 없어진 것도 이 브랜드 제품이다.

“트렌드에 앞서고 질이 좋다는 소문이 났어요. 그래선지 수주 목적이 아니라 ‘정찰’ 목적으로 부스를 들락거리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김계숙 디자인 팀장(36)은 ‘야심작’을 잃었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올해 ‘J’는 세계적인 속옷 트렌드에 맞춰 ‘블랙&화이트’, 오리엔탈, 그런지 3가지 테마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다. 이 박람회에 출품된 무수한 속옷 가운데 100대 디자인을 선정하는 ‘베스트 오브 포럼’에 4개 제품이 채택되기도 했다.

이 업체의 출품작 중에는 유행인 오리엔탈 디자인이 많다. 지난해 한자를 사용한 디자인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당초 문양을 단순화한 디자인과 색동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 업체는 5월 프랑스의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 ‘태제’라는 브랜드로 입점할 예정이다.

한편 도난당한 두 점의 속옷은 각각 7000유로(약 1050만원)의 가치가 매겨졌고 경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다.

‘J’ 디자이너들은 “프랑스에서는 디자인 도난 사건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더라”며 “프랑스의 디자인 경쟁력이 이런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파리=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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