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뷰티]꽃-과일향 그윽한 웰빙 향수

  • 입력 2004년 2월 12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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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그리 멀지 않은 발치에 찾아왔다. 가볍고 달콤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는 계절이다. 향수는 향을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데다, 향을 만드는 사람들의 철학을 담는 경우가 많아 다소 추상적이기까지 하다. 향수에 담긴 ‘기획의도’를 해석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듯. 올 봄 새로 나온 신제품을 중심으로 이러한 해석들을 곁들여 소개한다. 》

●꽃과 과일의 낙원

봄 냄새를 느끼게 하는 향은 꽃향기인 ‘플로럴 향’과 과일향인 ‘프루티향’, 이 가운데서도 감귤류로 만든 ‘시트러스향’이 대표적이다. 이들 향은 은은하고 자극적이지 않아 좋지만 3∼4시간 만에 향이 다 날아가 버리므로 오후 시간대에 다시 한 번 뿌려준다.

‘로디세이 오 드 투알렛’은 향수를 뿌렸을 때 처음 나는 향(톱 노트)이 프리지어와 클레멘타인 장미, 중간 향(미들 노트)은 카네이션과 흰 백합이다. ‘얼음을 녹이는 첫 햇살 같은’ 향이라는 설명. 다음 달 선보이는 ‘에스카다 아일랜드 키스’는 이국적인 열대과일향이다. ‘섬에서 펼쳐지는 열정적인 파티’를 이미지로 내세웠다. ‘페로’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여성들을 위한 향수’. 자몽, 배, 벚꽃, 일랑일랑 등으로 만들었다.

이 밖에 ‘카보틴 로즈’, ‘크리스 1947’, ‘베르사체 진 쿠튀르 글램’ ‘온리 지방시’ 등은 동양 여성들의 취향에 잘 맞는 따뜻하면서도 상큼한 향이 특징.

진하고 깊은 머스크, 엠버향 등이 들어있거나 묵직한 나무 냄새가 나는 ‘우디’ 계열 향수는 봄에 사용하기에는 다소 진하다는 것이 향수 전문가들의 조언.

하지만 성숙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커리어우먼들에게는 이 같은 향이 잔향으로 은은하게 남는 향수도 잘 어울린다. ‘버버리 브리트’ ‘페라가모 인칸토’ ‘구치 오 드 퍼퓸 Ⅱ’ 등이 있다.

●천연 식물성 향수 인기

‘웰빙’ 붐을 타고 ‘웰빙 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트렌드. 향수 수입회사인 IPC통상 박수진 대리는 “화학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향수는 인기가 시들해지고 천연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향수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패션 디자이너인 스텔라 매카트니의 향수 ‘스텔라’는 자연주의자,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디자이너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한 장미향 제품. 맥카트니는 “활짝 만개한 나머지 꽃망울이 늘어져 축 처진 장미 같은 ‘모순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독일 녹색당 출신의 과학자가 만든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로고나·산테’는 인공 방부제나 색소를 쓰지 않았다는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남성용 ‘산테 블루 웨이브 퍼퓸’, 여성용 ‘산테 레드 웨이브 퍼퓸’ ‘산테 선 웨이브 퍼퓸’이 있다. 천연 화장품 브랜드 ‘프레시’의 ‘플래르 드 쇼콜라 오드 퍼퓸’은 오렌지향과 초콜릿향이 어우러져 밸런타인데이 선물로도 좋은 아이템.

●향기로운 남자를 위해

향수를 사용하는 남성들의 연령대가 낮아짐에 따라 남성 향수들도 달콤하고 가벼운 향이 인기다.

고급 남성복 브랜드 ‘제냐’가 내놓은 ‘에센자 디 제냐’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저택의 흑백사진 같은 모습’을 모티브로 했다는 설명. 톱 노트는 레몬, 베르가모향이다.

‘던힐 엑센트릭 포 맨’은 사이프러스, 연꽃, 샌들우드 등의 성분으로 만든 향수다. ‘구치 푸르 옴므’는 향초(香草)의 깊은 향이 특징이다.

다음 달 출시되는 ‘롤리타 렘피카’의 ‘프레시 오 드 투알렛’은 ‘신선한 바람과 나무의 향’이 주제. ‘47 사무라이’는 프랑스 남부에서 재배한 시나몬, 로즈, 재스민향을 머스크향과 섞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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