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최정철/인천 동북아중심 되려면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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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정부는 동북아경제중심 정책의 일환으로 인천 송도와 영종도, 청라매립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인천이 동북아의 경제중심이 되기 위해선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허브도시인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로테르담 뉴욕 도쿄 등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공항, 항만 및 배후물류단지가 고루 발달돼 있다는 점이다. 인천이 동북아의 허브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및 관세자유지역이 함께 발달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인천은 공항만이, 부산은 항만만이 발달한 불균형한 상황이다. 인천 일대를 동북아 허브로 만들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인천의 강점인 국제공항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현재 119개인 취항도시를 적어도 200여개로 늘려서(런던 175개, 스키폴 217개, 프랑크푸르트 289개) 2010년까지 여객부문은 세계 5위(현재 10위), 화물부문은 2, 3위(현재 4위)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 등 단거리 항공노선망을 집중적으로 확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는 건설교통부가 적극 나서야 할 문제다.

둘째, 인천의 약점인 인천항을 2008년까지 2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를 처리하는 항만으로 육성해 세계 50위권에 진입시켜야 한다. 2002년 세계 50위권의 컨테이너처리 항만은 평균 130만TEU를 처리한 반면, 인천항은 77만TEU에 불과했다.

다행인 것은 2003년에 인천과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煙台) 다롄(大連) 톈진(天津) 단둥(丹東)을 잇는 7개의 정기 컨테이너 노선이 개설돼 인천항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미 정기 카페리 노선이 개설된 인천과 칭다오 스다오(石島) 웨이하이 옌타이 다롄 톈진 단둥 잉커우(營口)에 이어 친황다오(秦皇島)에까지 노선이 추가 개설되면 9개 노선이 된다. 또 2004년 남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이 개장하면 갑문항의 한계도 극복하고 만성적인 시설 부족도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천항의 변화는 거의 홍보가 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수도권과 북중국 각 항만 배후지역의 화주(貨主)를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

현재 인천항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고민은 컨테이너 터미널이 개장되는 2004년까지 배후도로망이 확보될 가능성이 없어 제2의 물류대란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항만과 달리 인천항은 민간자본이 주도해 신항만(남항, 북항 및 송도신항만) 개발을 추진 중인데 정부가 연계도로망을 적기에 확보해 주지 못한다면 이는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셋째, 인천의 가장 취약한 대목으로 꼽히는 공항과 항만의 관세자유지역을 발달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최근 중국 항만의 약진은 항만 배후에 관세자유지역과 첨단산업단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임을 유념해야 한다. 현재 공항 관세자유지역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주도 아래 신속하게 개발되고 있으나 항만 관세자유지역의 개발은 늦어지고 있다. 남항, 북항 및 송도신항만 배후의 관세자유지역을 조기에 실현시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정철 인천경실련 정책위 부위원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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