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CJ '다시다순' 만든 제일기획 다루미사토시국장

  • 입력 2003년 11월 3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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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광고에 나오는 상품을 얼마나 사랑해 줄 것인가를 줄곧 생각했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곧 알 수 있는 아이디어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었습니다.”

9월 선보인 CJ의 ‘다시다순’ 광고를 만든 제일기획의 다루미 사토시 제작국장(57·사진)은 “좋은 광고는 말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그가 만든 광고가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 ‘광고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이 광고의 내용은 양파와 마늘, 감자와 두부 및 파와 피망 등이 아주 기쁘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다순 국물’에 들어간다는 것. 사람들이 기분 좋게 온천에 들어가는 것처럼 유기농 야채로만 만든 다시다순 국물은 모든 사람을 즐겁게 만들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루미 국장은 “한국 광고는 너무 콘셉트(개념)에 빠져 있다. 콘셉트보다는 소비자가 그 상품을 얼마나 사랑해줄까 하는 감성적인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상품 그 자체보다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지닌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광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 즐거우면 보고 듣는 사람도 반드시 즐거워한다”며 “사람들 눈에 띄고 입에 오르내리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광고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일본 광고회사 하쿠호도에서 30년 이상 광고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각오. 그는 “한국이 세계에서도 통하는 광고를 만들 때가 됐으며 자신이 그런 광고를 최초로 만들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강조한다.

다루미 국장은 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유명 탤런트를 쓰지 않고 야채와 캥거루(삼성전자 노트북 센스 광고)를 등장시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유명 탤런트를 등장시키면 광고효과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탤런트는 광고에서 주역이 아니다. 탤런트의 이미지가 광고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경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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