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김도훈, 대표팀에 가지마!

  • 입력 2003년 9월 4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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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현재 K리그 득점 공동 2위인 김도훈(33.성남).

1995년 프로무대에 데뷔하면서 통산 80골을 기록중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다.

화려한 경력을 지닌 그가 9월에 있을 아시안컵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올라있다.

순수 국내파로만 아시안컵을 대비하겠다던 코엘류 감독은 이동국, 김은중의 중도 이탈로 인해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

게다가 김도훈은 3경기 연속골로 득점랭킹 2위에 올라있다.

국내 선수중에서 단연 탁월한 골감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도훈이 이번 대표팀에 꼭 합류해야할까?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김도훈의 대표팀 발탁은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현명한 선택은 아닐 듯 싶다.

아시안컵 예선 경기에 나올 국가는 베트남, 오만, 네팔.

김도훈이란 노련한 골잡이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대들이다..

섣부른 방심일지 몰라도 우리에겐 조재진(22ㆍ광주) 외에 최성국(20ㆍ울산),정조국(19ㆍ안양) 등 차세대 폭격기들이 즐비하다.

이들을 잘 활용하면 경험 축척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포석을 만들 수 있다.

신예 골잡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면 더 큰 경기에서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표팀 발탁은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축구선수라면 국가대표로 뛰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만 33살의 노장으로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빅매치가 아닌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김도훈의 개인적인 성격상 대표팀 경기에 나선다면 최선을 다하겠지만 돌아오는 댓가는 다소 빈약한 것이 정확한 계산이다.

K리그가 시즌 막판으로 치닫으면서 소속팀 성남 일화가 선두로 치고 나가는 상황에 대표팀 차출로 인한 3경기 불참은 타격이 있다.

또 1골차로 뒤쫒고 있는 득점왕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높다.

아시안컵 본선 경기도 아닌 예선전에 대표 선수로 뛰는 것보다 소속팀에서 활약하면 팀과 개인적인 목표에 매진하는 것이 더욱 프로선수답다.

물론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주요 경기라면 상황이 틀려진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도 아니고 한일전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시아컵 본선 경기도 아니다.

그렇다면 젊은 선수들에게 대표선수의 영광을 양보하고 그들의 실력 향상을 뒤에서 지켜보는 것도 화려한 경력을 지닌 김도훈같은 노장들의 몫이 될 수 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볼 줄 아는 코엘류 대표팀 감독과 관계자들의 탁월한 선택이 기대된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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