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종학 前독도박물관장 유해 울릉도에 안장

  • 입력 2003년 6월 4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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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국토의 막내 독도의 영유권 수호를 위하여 일생을 바친 이가 있으니 정녕 겨레의 사표요 의인이라 할 것이며 그 숭고한 행적은 민족의 역사와 함께 영원히 빛날 것이다….”(송덕비문 일부)

평생을 독도 연구에 헌신하다 지난해 11월 76세로 세상을 떠난 사운 이종학(史芸 李鍾學.사진) 전 독도박물관장의 공덕비가 유해와 함께 12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 독도박물관 옆 언덕에 세워진다.

세종대왕의 친형인 양녕대군의 21세손인 선생은 40여년 동안 일본을 50여 차례 방문해 독도 관련 자료를 모았다. 그가 모은 독도 자료 1300여점을 토대로 97년 독도박물관이 건립됐다.

2001년에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위해 우리나라 대표로 평양에 가서 ‘일제의 조선강점 비법성(非法性)에 대한 남북 공동자료 전시회’를 개최하고 관련 자료 2000여점을 북한 사회과학원에 기증하기도 했다.

송덕비 제막식에 앞서 8일 오전 9시 유족 11명 등이 선생의 유해를 실은 해경 경비정(삼봉도호)을 타고 독도를 한바퀴 둘러본 뒤 울릉으로 입항한다.

부인 윤정의(尹貞儀·75)씨는 “생전의 좌우명인 ‘한줌 재 되어도 우리 땅 독도 지킬 터’에 따라 유해를 울릉도에 모시기로 했다”며 “울릉군과 주민들이 뜻을 모아 그토록 아끼던 독도 가까운 곳에 비석이 서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사운 선생은 독도 연구뿐 아니라 독도 관련 사업과 울릉주민 지원에도 3억원가량의 개인 돈을 내기도 했다. 송덕비건립추진위원회 이우종(李釪宗·울릉문화원장) 위원장은 “독도박물관에 전시된 수많은 자료들을 보면 선생이 얼마나 독도에 애정이 깊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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