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구기행]신혼부부 유혹하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 입력 2003년 4월 9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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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북쪽 센트럴코스트에서 즐기는 호수 카야킹.사진제공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
시드니 북쪽 센트럴코스트에서 즐기는 호수 카야킹.
사진제공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

옅은 안개 내려 앉은 잔잔한 호수. 거울처럼 파란 하늘을 그대로 담은 수면위로 시카약 두 척이 지난다. 들리느니 패들(노)을 물에 담그는 소리 뿐. 어떤 인공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둘러본 호안. 물가는 온통 초록의 숲이다. 바닷물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맹그로브(바닷물에서 자라는 나무)다. 뉴사우스웨일스의 센트럴 코스트 자연은 이렇듯 때묻지 않았다.

이 바닷물 호수는 바다로 이어진다. 시드니항의 북쪽이다. 세계 3대 미항에 든다는 시드니의 포트 잭슨(시드니항과 남태평양에 면한 외곽지역에 둘러싸인 만 구조의 바다로 보통 ‘시드니항’이라고 부르는 곳). 거기서 시플레인(Sea Plane·수상비행기)에 올랐다.

“부릉 부릉 부르릉…”

엔진굉음과 함께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기 시작한다. 수상기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시드니 하버의 바다를 박차고 오른다. 요트의 돛처럼 바다를 장식한 하얀 오페라하우스, 그 옆 거대한 아치형 철골구조의 하버브리지. 그 너머로 다운타운 시드니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들고남이 복잡한 해안. 파란 바다를 수놓은 하얀 돛의 세일보트. 그저 아름답다는 감탄사 밖에는….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 시드니. 따가운 햇빛이 얼굴을 간지른다. 서큘라키를 찾는다. 미항 시드니의 바다를 크루즈하는 유람선이 뜨는 곳. 선글래스 낀 채 느긋이 잔디밭에 기대어 앉아 책을 읽거나 선텐하는 사람이 많다. 애보리지널(호주 원주민)이 긴 나무통을 입에 대고 불어대는 악기에서는 개구리 울음처럼 희한한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하버브리지의 한 끝인 ‘더 록스’(The Rocks). 시간은 훌쩍 100년 이상을 뛰어넘어 19세기 호주 개척기로 되돌려진다. 1788년 1월 첫 배로 온 죄수가 상륙한 곳으로 이름 그대로 하버브리지를 떠받친 교각의 돌처럼 고색창연한 석조건물이 많다. 갤러리 공예품점, 펍, 야외카페가 줄지어 있다. 주말에는 벼룩시장도 선다.

오페라 하우스 근방의 달링하버로 발걸음을 옮긴다. 페리, 모노레일, 경전철. 가는 길도 참 다양하다. 코클베이를 둘러싼 하버 주변은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온종일 먹고 마시고 놀고 구경하고 산책하고. 거리에는 한국 신혼여행객도 보인다. 카지노(Star City Casino)도 이 근방. 여기서 경전철 타면 시드니 피시 마켓(어시장)으로 데려다 준다. 시드니 사람이 시푸드 식도락에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펴드는 곳이다.

도시를 빠져 나오면 호주의 원색이 더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바다를 등지고 찾아 간 블루마운틴(산맥). 거대한 절벽 아래 펼쳐진 계곡이 인상적이다. 호주 최대의 글렌워스계곡에서는 말을 타고 트레킹도 즐긴다.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처럼 전원에서 동물가족과 함께 지내는 팜스테이 ‘두라롱’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 관광청 한국사무소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02-752-4131. www.sydneyaustralia.com(영문) △호주 정부=02-779-8927. www.eaustralia.or.kr(한글)

시드니(호주)=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글렌워스밸리 승마장

아침 안개 짙게 드리운 숲속을 말등에 올라 산책하는 기분이란 경험해 보지 않고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이다. 호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드니 북쪽 글렌워스 밸리 승마장. 사진제공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

글렌워스밸리 승마장. 360만평에 이른다는 계곡 사이의 초원과 주변 숲이 인상적이다. 울타리 너머 초원에 얌전히 서있는 호주산 말 들. 호주 최대며 최고 승마코스라고 관리인의 자랑이 대단하다.

말타기에 앞서 해야할 일이 몇가지 있다. 우선 입구에 붙은 경고판부터 주시하자. ‘승마는 위험한 운동’이라고 큼지막하게 씌여 있다.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래서 말타기 전에는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사고시 책임소재를 가리는 문서에 서명해야 한다.

헬멧은 필수. 장비를 갖추면 체형에 맞는 적당한 말을 골라준다. 그리고 간단한 교육이 시작된다. 고삐를 양손으로 동시에 잡아당기면 말이 선다. 왼쪽을 당기면 왼쪽, 오른쪽을 당기면 오른쪽으로 간다. 교육이 끝나면 안장에 오른다. 말은 멀리 보기 보다 크고 안장에 앉으면 생각보다 위치가 높아 무섭다. 그러나 조금만 지나면 곧 익숙해진다.

글렌스워스 밸리 승마장에서는 처음부터 고삐 잡이 없이 가이드를 따라 외승(外乘)을 한다. 승마는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전제로 한 스포츠. 말과 일체가 되어야만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말을 타고균형을 잡으려면 허리를 세우고 양다리를 조여야 한다. 이것 자체가 운동이다. 승마가 스포츠라는 것은 타보면 안다.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숲길이 나타나면 말들은 일렬로 늘어선다. 맨 앞 가이드 말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 맑은 공기, 시원한 숲그늘, 시시각각 새롭게 펼쳐지는 풍경. 자동차를 타고 달리거나 걸으면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말 근육의 떨림과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들으면서 숲길을 걷는 느낌이란. 산 동물을 통해 얻는 체험은 역시 색다르다. 승마는 미개발의 대륙 호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액티비티다. www.glenworth.com.au 현지전화 02-4375-1222

●블루마운틴즈 산악관광

시드니 서쪽 블루마운틴즈의 산악관광용 케이블카. 사진제공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
블루마운틴즈. 항상 푸른 기운이 감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푸른 기운이 공기중에 흩어진 수액에서 생겨났다니. 산이 많지 않은 이 곳에서는 귀한 산이다. 시드니에서 약 100km(자동차로 2시간). 약간 멀게 느껴지지만 세계에서 가장 작은 대륙에 사는 호주인에게는 ‘지척’이다.

푸른 숲(호주에서는 부쉬Bush라고 불리는)의 산악. 가장 먼저 스리 시스터즈(Three Sisters)가 눈에 들어온다. 나란한 세 바위 봉우리. 블루마운틴즈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 너머로 병풍두르듯 펼쳐진 산맥의 웅자가 펼쳐져 있다.

블루마운틴즈의 산악관광은 시닉월드의 산악열차인 시닉레일웨이(1878년 건설)를 타고 산을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철로는 경사 52도, 길이 450m의 무시무시한 급경사. 세계 최대의 급경사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단다. 열차는 레인포리스트 밀림과 터널(80m)을 통과한다.

산아래에 내리면 원시림의 숲속으로 산책로가 나온다. 이 길 끝에서 ‘시니센더’라는 케이블카(주행거리 545m)를 만난다. 이번에는 수직으로 오른다. 재미슨밸리의 레인포리스트 숲(세계문화유산 등록)이 펼쳐진다. 여기서 또 다른 케이블카 ‘스카이웨이’를 탄다. 이번에는 건너편에 보이는 거대한 절벽을 왕복하는 수평이동형(6분 소요)이다. 케이블카에서 스리 시스터즈도 보고 카툼바폭포도 내려다 본다.

◇시닉월드(www.scenicworld.com.au)=2개의 케이블카라인과 한 개의 산악철도, 극장을 운영 중.

뉴사우스웨일즈주(호주)=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놀 곳

△이스트세일 요트(www.eastsail.com)=요트를 타고 시드니항의 바다 즐기기. 세일보트(풍력)와 모터 크루즈 두 종류가 있다. 러시커터스 베이에서 출발, 오페라 하우스를 지난다. 요트 1박 상품도 있다. △시 플레인 (www.seaplanes.com.au)=시드니 상공을 일주하는 프로펠러추진 수상비행기. 바다에서 뜨고 내린다. 체공시간 및 코스에 따라 115∼700호주달러. △글렌워스 밸리 말타기(www.glenworth.com.au)=글렌워스 밸리는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 호주 최대의 승마센터로 말 200여 마리 소유. 30㎞ 숲길 트레킹을 즐긴다. 2∼6시간 코스. 55∼90호주달러.

●볼 곳

△더블 베이=시드니의 압구정동. 트랜스발 애버뉴, 녹스 스트리트, 크로스 스트리트, 베이 스트리트에 가면 그림처럼 작고 예쁜 건물에 유럽 부티끄 상점이 들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시내에서 10분 거리. △패딩턴=벼룩시장과 쇼핑몰. 시드니의 일상과 활력을 느낀다. △시닉월드(www.scenicworld.com.au)=높이 수백m의 절벽이 웅장하게 늘어선 블루마운틴즈를 운행하는 ‘시닉레일웨이’의 철로.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철도(52도)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표고 200m상공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도 있다.

●먹을 곳

△워터 프론트(www.restrocks.com.au)=하버 브리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식당. 특히 밤에 좋다. 위치는 더 록스 서쪽. 바다가재 게 등 시푸드가 좋다. ‘Restaurant of the Rocks’의 식당 4개 중 하나. △크랩 앤 오이스터 크루즈(www.crab-n-oystercruises.com.au)=호크스베리 강을 운항하는 배 위에서 싱싱한 굴과 게 요리를 맛보며 즐기는 리버 크루즈. 시드니에서 한 시간 거리. 마스터스 투어(대표 이문규)의 패키지가 편리하다. 현지전화 02-9211-8858, 휴대전화 0407-889-899

●잘 곳

△머천트 코트 시드니 호텔(www.raffles.com)=시드니 중심가에 위치한 특급호텔. 오페라하우스 하버브릿지 달링하버 더록스 등이 지척. 9238-8888 △두라롱 밸리 리조트(www.dooralong.com)=44만평의 숲과 평원에 자리잡은 호주 스타일 리조트. 개척기의 오두막에서 당나귀 말 양 사슴 같은 동물과 함께 어울린다. 승마도 할 수 있는 전원풍 리조트.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90분 거리. 4351-2611 △W 시드니 호텔(www.whotels.com/sydney)=부두의 하역시설과 창고를 개조한 호텔. 유적과 첨단시설의 결합으로 독특한 분위기. 젊은이 예술가가 많이 찾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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