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뒷얘기]훼손 위기 「세계 문화유산」

입력 1999-08-02 18:30수정 2009-09-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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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와 석굴암, 팔만대장경과 팔만대장경판전, 종묘, 수원 화성,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우리에게도 낯익은 용어가 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그러나 유네스코 지정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이란 것도 있다. 세계문화유산 중 훼손의 우려가 높은 유산을 가리킨다. 그 정도가 심각하면 아예 세계문화유산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현재 세계문화유산 445점 중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은 8점. 아프리카 베냉의 아보메이 궁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유적, 오만의 바흘라 성채, 페루의 찬찬 고고유적지, 폴란드의 위일리츠카 소금광산, 유고슬라비아의 코토르 역사유적, 요르단의 예루살렘 고도(古都)및 성벽,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역사도시.

이들이 위험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인간의 부주의, 전쟁, 무분별한 개발정책 으로 인한 환경 파괴 등의 인위적 훼손과 지진, 폭풍우, 기상 이변 등으로 인한 자연적 훼손 때문.

이것은 유네스코가 문화재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 못지 않게 문화재의 원형보존을 세계문화유산의 중요한 조건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실제 세계문화유산 자격을 심사할 때도 원형 보존 여부를 먼저 따진다.

아보메이 궁전은 건물 재질의 강도 약화로 인해, 앙코르와트 유적은 전쟁에 의한 유적 파괴 및 주변 환경 훼손으로 인해 각기 위험유산으로 지정됐다. 찬찬 고고유적지와 위일리츠카 소금광산은 관광객의 증가로 인한 유적 훼손이 이유였다.

위험유산으로 지정되면 유네스코는 이 유산들에 대한 보존작업을 벌인다. 앙코르와트 유적의 경우, 프랑스와 일본의 주도로 문화재 전문가들이 ‘앙코르와트 유적 보존과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위원회’를 결성해 보존에 나서고 있다. 두브로브니크 경우 유네스코가 이 역사도시를 전쟁으로부터 보존할 수 있도록 주변에 완충지대를 만들도록 권고한 바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한 번 지정됐다고 해서 그 영예를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형을 제대로 지킬 때에만 가능하다. 최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세계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시민모니터링을 실시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까닭에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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