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 클리닉]부탁 거절못하는 남편?

  • 입력 1999년 3월 31일 19시 16분


《‘양창순의 인생풀이’가 ‘양창순의 대인관계 클리닉’으로 바뀝니다. 이 코너에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인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을 다루게됩니다.》

▼문

30대 주부입니다.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이번에도 집 근처로 회사 여직원이 이사를 와 남편의 차로 출퇴근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직원이 수시로 자기 편한대로 약속장소와 시간을 변경합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그대로 응해줍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한마디 하면 오히려 제게 화를 냅니다.(강원 원주시에서 한 주부)

▼답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남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가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무리한 부탁까지도 다 들어주려고 애쓰지요. 이 경우는 좀 지나친 것 같군요. 아무래도 여직원의 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남편의 성격이 여직원의 태도를 더 강화시켜 준 것 같습니다.

대개 이럴 때 아내가 화를 내면 남편들은 쉽게 질투 때문이라고 단정하거나 자기를 믿지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의 그런 심리를 이해하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자기 생각을 전달하십시오.

“당신이 남을 도와주는 것은 나도 참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나치면 상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그러면 습관적으로 모두에게 그런 요구를 할 것이고 들어주지 않는 사람을 나쁘게 생각할 것이다. 여직원을 위해서도 선을 분명히 긋는게 낫다. 나는 당신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남편이 여자(아내)의 보살핌을 받는 어린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말과 태도를 주의하십시오. 남편이 이렇게 느끼기 시작하면 무의식적으로 반발해 아내의 충고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기 쉽습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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