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방 “모범생이던 내 아들,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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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8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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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병영문화혁신 대토론회가 18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에서 열린 가운데 김관진 국방장관(뒷줄)이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김포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해병대 병영문화혁신 대토론회가 18일 경기도 김포시 해병대 2사단에서 열린 가운데 김관진 국방장관(뒷줄)이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김포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김관진 국방장관은 18일 "구타나 가혹행위, 집단 따돌림 등 해병대가 하나의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이런 행위는 인권을 유린하는 범죄"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김포시 해병2사단 '필승관'에서 열린 '해병대 병영문화혁신 토론회'에서 "(총기 사고가 난) 지난 4일 이후 마치 착한 모범생이던 내 아들이 알고 보니 비행 청소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친한 친구한테 배신당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그같이 지적했다.

그는 "가혹행위로 몸만 다치는 게 아니고 마음도 갈라지고 정신이 망가져 버린다. 정신이 망가져 버리기 때문에 되돌림의 폭력으로 나타나서 연쇄 반응으로 여러 사람을 상하게 한다"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고 가해하고 즐기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범죄자다. 나는 이것을 범죄행위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타와 가혹행위는 식민지시대의 잔재이자 노예근성"이라면서 "나도 맞았으니 상급자가 되면 하급자가 맞아봐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식민지 잔재가 65년이 지났는데도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진국 군대로 갈수록 선임병의 횡포라는 용어는 없다. 구타가 없다고 해서 전투력이 약하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라면서 "구타는 우리보다 훨씬 후진국가, 제3세계 국가에만 일부 남아 있다. 구타와 가혹행위는 전투력을 약화시키는 절대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여러분이 가진 기수문화란 선배들이 가진 병영생활의 노하우, 전투기술을 후배한테 전수하는 문화"라면서 "앞으로 여러분 사이에서 구타, 가혹행위, 집단행위가 누구로부터 촉발될 때에는 '이 사람이 우리 해병대를 갉아먹는 죄인'이라는 생각을 하길 바란다. 이번 기회에 이런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지 못하면 선진국군대로 올라설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병영생활의 혁신은 병영생활 단위별로 목표와 비전을제시해 슬로건과 실천 계획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추진해달라"면서 "대대는 대대장이, 중대는 중대장이, 소대는 소대장이 각각 중심이 되어 비전캠프, 그린캠프, 오뚝이캠프 등의 이름을 붙여 노력하는 부대를 참고해서 혁신을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실천 방안이 장관의 명령으로 정식 하달될 것이다. 명령이 하달되면 훈령 등의 형식으로 시달되고 엄격한 신상필벌이 뒤따라 갈 것"이라면서 "장관과 전 국민이 기필코 정예 해병을 갈구하고 있고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 장관을 비롯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유낙준 해병대사령관,홍두승 서울대 교수, 육성필 한국QPR자살예방연구소장, 김세원 고려대 교수, 윤영미평택대 교수, 해병대 장병 185명, 미 해병대 간부 6명 등이 참석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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