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이 배를 잡고 들어올리기 위한 준비 작업은 본론만을 남겨둔 상태다. 다만 이 작업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한국과 헝가리 양국 모두 확신은 하지 못하고 있어 양국의 의지대로 10일에 인양이 시작될 지는 불투명하다.
송순근 주헝가리대사관 소속 국방무관은 9일 오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섬 내 정부합동 신속대응팀 CP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시신 수습과 인양 계획을 밝혔다.
시신 수습은 크레인이 배를 들어올리는 높이에 따라 조타실-갑판-선실 순서로 진행된다.
현재로서 가장 먼저 수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조타실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헝가리인 선장의 시신이다. 송 국방구관은 “제일 먼저 조타실에 헝가리인 선장이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타실 높이까지) 올려서 유리창으로 내부를 들여다본 뒤 선장이 있으면 헝가리 측이 제일 먼저 수습한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허블레아니호 선미 부분의 갑판이다. 침몰사고 당시 다수의 탑승객들이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갑판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송 국방무관은 “배를 좀더 들어올려서 갑판 위까지 수면이 올라가면 갑판 부분을 수색할 예정”이라며 “시신이 발견되면 수습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단계는 선실이다. 허블레아니호 좌현과 우현 선실에는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창문이 있다. 배를 더 들어올려서 창문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면 본격적으로 선실 수색이 시작된다.
대응팀에 따르면 선실을 수색하기 전에는 물을 빼는 작업이 먼저 이뤄진다. 송 국방무관은 “(선실) 창문을 깨고 모터를 넣어서 안에 차 있는 물을 서서히 빼낸다”며 “선체 내 물 높이가 허리까지 왔을 때 우리 대원 2명과 헝가리 측 대원 2명 등 총 4명이 창문 7개 중 2개를 깨서 먼저 내부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되는 시신들은 근처 ‘폰툰’이라는 부교(임시교량)와 보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력이 수습해 경찰보트로 병원에 이송할 예정이다. 대원들이 수색을 마친 뒤에는 선박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는 헝가리인 전문가가 배 구석구석을 재차 수색하고, 더 이상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 선박을 바지선 위로 완전히 들어올린다는 게 현재까지의 구상이다.
송 국방무관은 “(선체에 찬) 물의 무게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박 무게를) 최대 100톤까지 본다”며 “크레인은 200톤까지 인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계획대로 시신 수색·수습을 진행하기 위해서 이날 오전에는 리허설이 이뤄졌다. 리허설은 대원들이 선박 근처에 대기할 위치를 배치해보는 작업 위주로 진행됐다. 송 국방무관은 “선실 안에 (실종자가) 많이 계시면 좋겠지만 예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33명의 한국인 탑승객 중 7명이 실종 상태다.
인양 사전 작업 중 시신 유실 방지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가 된 상황이다. 송 국방무관은 “배의 좌·우현 창문 14개 중 13개를 바(bar)로 고정했다”며 “그물망은 (설치 예정 부근인) 화장실에 사람이 없었다고 해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건은 와이어 작업이다. 와이어는 유도 파이프-유도 와이어-본(本) 와이어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침몰 선박을 와이어로 감으려면 본 와이어가 선체와 강바닥 사이로 들어가야 하는데, 본 와이어가 두껍기 때문에 유도 파이프와 유도 와이어가 이용된다. 현재 3단계 중 2단계인 유도 와이어까지는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다만 본 와이어의 두께가 상당해 선체와 강바닥 사이를 무사히 통과할지가 변수다. 본 와이어 1개 세트는 22㎜ 직경의 줄 6다발로 구성되어 있어 굵기가 상당하다.
송 국방무관은 “인양 시기는 본 와이어가 언제 배 밑으로 통과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날 아침에 이야기된 것은 목표는 빠르면 월요일(10일) 오후, 늦어지면 화요일(11일)까지 할 수도 있다고 계획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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