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 인양후 시신수습계획 윤곽…‘조타실-갑판-선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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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9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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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 준비작업 막바지…“내일 인양 목표로 작업중”
선체 결속할 22㎜ 와이어 다발 선체 밑 통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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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유람선 ‘허블레아니’ 침몰 현장에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측 관계자들이 선체인양 작업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9.6.9/뉴스1 © News1
9일 오전(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인근 유람선 ‘허블레아니’ 침몰 현장에서 정부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측 관계자들이 선체인양 작업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9.6.9/뉴스1 © News1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다뉴브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 인양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양 이후 선체 안에 남아있을지 모를 시신을 수색·수습할 구체적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크레인이 배를 잡고 들어올리기 위한 준비 작업은 본론만을 남겨둔 상태다. 다만 이 작업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한국과 헝가리 양국 모두 확신은 하지 못하고 있어 양국의 의지대로 10일에 인양이 시작될 지는 불투명하다.

송순근 주헝가리대사관 소속 국방무관은 9일 오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섬 내 정부합동 신속대응팀 CP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시신 수습과 인양 계획을 밝혔다.

시신 수습은 크레인이 배를 들어올리는 높이에 따라 조타실-갑판-선실 순서로 진행된다.

현재로서 가장 먼저 수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조타실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헝가리인 선장의 시신이다. 송 국방구관은 “제일 먼저 조타실에 헝가리인 선장이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타실 높이까지) 올려서 유리창으로 내부를 들여다본 뒤 선장이 있으면 헝가리 측이 제일 먼저 수습한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허블레아니호 선미 부분의 갑판이다. 침몰사고 당시 다수의 탑승객들이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갑판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송 국방무관은 “배를 좀더 들어올려서 갑판 위까지 수면이 올라가면 갑판 부분을 수색할 예정”이라며 “시신이 발견되면 수습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단계는 선실이다. 허블레아니호 좌현과 우현 선실에는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창문이 있다. 배를 더 들어올려서 창문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면 본격적으로 선실 수색이 시작된다.

대응팀에 따르면 선실을 수색하기 전에는 물을 빼는 작업이 먼저 이뤄진다. 송 국방무관은 “(선실) 창문을 깨고 모터를 넣어서 안에 차 있는 물을 서서히 빼낸다”며 “선체 내 물 높이가 허리까지 왔을 때 우리 대원 2명과 헝가리 측 대원 2명 등 총 4명이 창문 7개 중 2개를 깨서 먼저 내부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되는 시신들은 근처 ‘폰툰’이라는 부교(임시교량)와 보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력이 수습해 경찰보트로 병원에 이송할 예정이다. 대원들이 수색을 마친 뒤에는 선박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는 헝가리인 전문가가 배 구석구석을 재차 수색하고, 더 이상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 선박을 바지선 위로 완전히 들어올린다는 게 현재까지의 구상이다.

송 국방무관은 “(선체에 찬) 물의 무게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박 무게를) 최대 100톤까지 본다”며 “크레인은 200톤까지 인양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계획대로 시신 수색·수습을 진행하기 위해서 이날 오전에는 리허설이 이뤄졌다. 리허설은 대원들이 선박 근처에 대기할 위치를 배치해보는 작업 위주로 진행됐다. 송 국방무관은 “선실 안에 (실종자가) 많이 계시면 좋겠지만 예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33명의 한국인 탑승객 중 7명이 실종 상태다.

인양 사전 작업 중 시신 유실 방지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가 된 상황이다. 송 국방무관은 “배의 좌·우현 창문 14개 중 13개를 바(bar)로 고정했다”며 “그물망은 (설치 예정 부근인) 화장실에 사람이 없었다고 해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건은 와이어 작업이다. 와이어는 유도 파이프-유도 와이어-본(本) 와이어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침몰 선박을 와이어로 감으려면 본 와이어가 선체와 강바닥 사이로 들어가야 하는데, 본 와이어가 두껍기 때문에 유도 파이프와 유도 와이어가 이용된다. 현재 3단계 중 2단계인 유도 와이어까지는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

다만 본 와이어의 두께가 상당해 선체와 강바닥 사이를 무사히 통과할지가 변수다. 본 와이어 1개 세트는 22㎜ 직경의 줄 6다발로 구성되어 있어 굵기가 상당하다.

송 국방무관은 “인양 시기는 본 와이어가 언제 배 밑으로 통과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날 아침에 이야기된 것은 목표는 빠르면 월요일(10일) 오후, 늦어지면 화요일(11일)까지 할 수도 있다고 계획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부다페스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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