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선 ‘유로존잔류’ 선택]이번주 빅3 이벤트, 유로존 홍역 잠재울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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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리더십에 시선 쏠려

그리스가 총선에서 ‘긴축정책을 수용하고 유로존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민심으로 표현함에 따라 이제 세계 경제무대의 시선은 글로벌 리더십이 꺼낼 수습 카드에 쏠려 있다. 때마침 이번 주와 다음 주에 빅 이벤트가 이어진다. 국제공조로 유로존 위기를 수습할 전환점이 마련될지 주목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18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과 관련해 주요국이 자국 재정에서 유로존을 지원할 실탄을 추렴하는 데 선뜻 동의해줄지가 관건이다. 4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재원을 4300억 달러로 늘리는 데까지는 겨우 합의했으나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자 유럽 국가들은 이를 당초 목표액이던 5000억 달러까지 맞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미국과 캐나다는 유럽의 자구노력이 우선이라며 IMF 추가재원 출연에 불참하겠다고 진작 밝혔다. 데이비드 플러프 백악관 선임고문은 17일 미국 ABC방송 대담 프로에 나와 “누구도 이번 G20 회동에서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여기에 신흥국의 리더인 중국 브라질 러시아도 동참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은 여러 경로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보여준 중국의 세계 경제 구하기를 이번에는 기대하지 말라”는 암시를 끊임없이 국제사회에 던져왔다.

일곱 번째로 열린 이번 G20 정상회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1월 ‘글로벌경제 프리미어 포럼’을 모토로 출범한 G20체제에 시험대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이번에 유로존 위기와 관련해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 국제금융시장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가 끝나는 직후인 20일에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결과를 발표한다. 7일 미 의회 증언에서 원론적인 내용만 되풀이해 실망을 안긴 그가 이번에는 더욱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그리스 재총선, G20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부담이 바로 그의 입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연준이 시장이 기대하는 3차 ‘양적 완화’보다는 보유채권의 만기를 늘려 금리인하 효과를 가져오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연장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OT는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21, 22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28, 29일 유럽연합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 관전 포인트는 △스페인과 그리스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구제금융 원칙을 재설정할 것인지 △위기 진화에 필요한 방어막으로 7월 1일 출범하는 유럽안정화기구(ESM)에 추가 재원을 확충할 것인지 △유로존 재정통합을 위한 신(新)재정협약을 구체화할 것인지 등이다. 키는 독일이 쥐고 있지만 독일 국민과 정치권의 반응은 냉랭하다. 숨 가쁘게 이어질 2주간의 글로벌 리더십의 논의 결과가 세계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7월’을 안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그리스 총선#유로존잔류#글로벌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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