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메르켈, 유로존 방화벽 확대로 입장 바꾸나

  • Array
  • 입력 2012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구제기금 5000억 유로 추가案… FT “한시적으로 수용할 듯”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벽인 구제금융 기금의 확대를 임시로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독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구제금융 기금 규모가 현재의 4400억 유로(약 664조4000억 원)에서 9400억 유로로 확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유로존 회원국과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 정치적 반발 때문에 기금 증액에 강력히 반대해온 메르켈 총리는 유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견뎌내지 못했다고 FT는 전했다. 구제금융 기금이 1조 유로에 가깝게 증액될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상당 부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가 선호하는 방안은 한시적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4400억 유로와 올 7월 출범하는 기구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5000억 유로를 합쳐 총 9400억 유로를 만드는 것이다. 당초 유로존은 EFSF와 ESM을 1년간 병행 운용하되 두 기금의 합계가 5000억 유로를 넘지 않도록 했으나 이 상한선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총액에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으로 대출 승인이 난 EFSF의 2000억 유로를 제외하더라도 약 7400억 유로의 구제기금 여유분이 생긴다. 독일이 구제기금 확대에 동의하는 것도 두 기금을 영구히 합치는 것이 아니라 내년 6월 말 EFSF가 종료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이라고 FT는 덧붙였다. 내년 7월 EFSF의 운용이 종료되면 ESM은 기금 5000억 유로 규모로 다시 출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주 EU 집행위원회는 EFSF와 ESM을 통합해 기금 규모 상한선을 5000억 유로에서 9400억 유로까지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집행위는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이 올해 총 7000억 유로의 빚을 갚거나 만기를 늦춰야 하고 내년에는 4000억 유로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U가 이처럼 유로 방화벽을 한시적으로 확대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이 4000억 달러의 재원을 1조 달러로 확충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의 기금 확대에 필요한 주요 20개국(G20)과 회원국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유럽 구제금융의 확대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최근 “유로존이 방화벽을 보강하지 않으면 IMF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유로존 구제기금 증액 문제는 30, 31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메르켈#유럽금융위기#유로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