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분단의 땅서 평화 메시지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IOC총회 개회식 참석해 축사
선수촌에 평화 강조한 ‘휴전벽’ 설치… 바흐 위원장 “갈라진 세계 연결 다리”

장웅 北 IOC 위원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강릉시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소개 행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 장웅 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강릉=청와대사진기자단
장웅 北 IOC 위원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강원 강릉시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소개 행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 장웅 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강릉=청와대사진기자단
‘서로와 서로를 가로막고 있던 딱딱하고 거친 콘크리트 벽. 그 벽이 구부러져 서로와 서로를 잇는 다리가 된다.’

5일 강원 평창 올림픽 선수촌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구부러진 다리 모양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창 올림픽 휴전벽’이다.

올림픽 휴전벽은 대회 기간 동안 인류가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휴전 정신을 드러내고자 2006 토리노 올림픽 때부터 선수촌에 설치됐다.

이날 제막식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장웅 북한 IOC 위원이 함께했다. 이들은 휴전벽에 각각 서명 했다.

이날 평창과 강릉 두 곳의 선수촌에 들어선 휴전벽에는 선수, 관계자 등 지나가는 누구나 서명을 남길 수 있다. 이 벽은 디자이너 이제석 씨가 제작을 맡아 ‘평화의 다리 만들기’로 이름 붙여졌다. 가로 7m, 세로 3m의 벽은 대회가 끝나면 평창올림픽플라자와 강릉올림픽파크에 각각 전시된다. 벽에는 ‘I♥YOU’와 비둘기 그림 등이 그려져 있었고 대관령중학교 크로스컨트리스키 꿈나무 학생들도 벽에 서명했다.

휴전벽 제막식 행사 시작 20분 전인 오전 11시경 선수촌에는 장웅 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하 8도에 칼바람이 매서운 날씨였지만 장 위원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파란색 평창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올해 만 나이 80세로 동갑내기인 마리오 페스칸테(이탈리아) IOC 상임위원을 비롯한 IOC 관계자들과 두루 인사했다. 멀리서 바흐 위원장이 걸어오자 높이 손을 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바흐 위원장 역시 장 위원의 볼을 양손으로 톡톡 치고 포옹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바흐 위원장은 축사에서 “휴전벽은 갈라져 있는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 그게 한국이 전 세계에서 오는 손님을 올림픽을 통해 맞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도종환 장관도 “평창 올림픽이 화해와 치유와 평화의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열린 IOC 총회에서 “스포츠를 통한 교류와 소통이 곧 평화라는 사실을 이제 평창이 전 세계와 인류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총회 개회식 축사에서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분단된 국가, 전쟁의 상처가 깊은 땅, 휴전선과 지척의 지역에서 전 세계를 향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여러 나라에서 평창 올림픽의 안전을 염려했다”며 “그러나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참가한다. 북한 선수단 참가 규모도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 및 IOC 위원과 함께 “북한 장웅 위원께도 각별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평창=임보미 bom@donga.com / 문병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ioc#축사#평창올림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