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해들리 “北, 핵개발로 韓日 모두 인질로 삼을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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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북한의 위협은 제가 몸담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스티븐 해들리 부이사장(사진)은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북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예전보다 확장되고 가속화됐지만 그간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효력이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현실을 엄중하게 진단하면서도 해법은 낙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옵션을 가동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최근 방한해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할 것임을 명확히 밝혔다”며 외교적 해법이 행정부의 우선순위임을 강조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이 대북 정책에 대해 제각각 발언하고 있는 점에 대해 “관료들 말에는 대북 압박용과 평화적 해결 유도용이 혼재돼 있다. 여러 발언에 혼란스러워하지 말고 미국 행정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도 이라크 등에 대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 같은 강한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대해선 “한국은 통치권을 가진 독립 국가로서 방어를 위한 일을 해야만 한다”며 “우리 모두 중국에 이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해들리 부이사장은 이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이제 일본도 한국처럼 인질로 삼을 수 있어 일본, 미국, 한국이 함께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역사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지만 (양국 협력을 저해해) 안보를 해치면 그것이야말로 북한이 원하는 바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해들리 부이사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 “현 국방장관들에게 논의를 맡겨두자”면서도 “한국이 정말 (안보) 의무를 다할 역량이 될지, 전환이 정말 도움이 될지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7 세계시민상’을 수여한 보수 성향 싱크탱크로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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