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빗나간 서울교육청 국감… 野 의원들이 되레 곽노현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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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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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초교 비리척결 의지 있나”… “무상급식 추진 약속 지켜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답답한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승 기자urisesang@donga.com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답답한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이종승 기자urisesang@donga.com
“참 희한하네요. 야당 의원들이 칭찬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질타를 하네요.”(조전혁 한나라당 의원)

8일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 분위기는 묘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여당의 공격과 야당의 적극적인 방어가 이어질 거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야당 의원들은 곽 교육감에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웃으며 차분하게 답변하던 곽 교육감도 열한 번째로 질의하는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이 “야당으로부터의 신고식이 혹독한 것 같다”고 하자 “제가 부족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의 날선 공격은 사립초교 입학비리에 집중됐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한 학부모와 입학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교장의 대화를 담은 녹취본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 학부모는 감사담당관실에 한 달 전 제보했지만 시교육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한양초 사건이 터진 뒤에야 실토했다”며 “시교육청 감사는 타성에 젖어 매우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송병춘 감사담당관이 “시교육청은 행정적 처분만 할 수 있지 수사권이 없다”고 말하자 김 의원과 이상민 의원은 “감사담당관의 태도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교육감이 보였던 비리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곽 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도 재연됐다. 무소속의 유성엽 의원은 “예산 절반을 시와 자치구가 부담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곽 교육감은 “13일 서울시장 등과 4자 협상을 통해 합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취임한 지 100일인데 개혁의지만 있고 아직도 추진체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영길 의원은 “곽 교육감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이 자리에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서울시장을 설득해 (무상급식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예산 때문에 공약과 달리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철회한 건 잘했다고 하고 싶다”며 “공약을 지키겠다고 (다른 학교들도) 무리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도 “무상급식을 왜 이렇게 급히 밀어붙이려는지 모르겠다”며 “곽 교육감은 유연한 분이라 기대가 크다. 그런 점을 우리 여당에서는 상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동영상=두산 이원석이 만든 `박은지의 개념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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