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사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서명문을 주고받고 있다. AP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에 1조 달러(약 1456조 원)의 투자를 약속했고, 방위비도 늘려 나가기로 했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세게 밀어붙이기 전에 먼저 투자와 방위비 부담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미국의 강한 압박을 피하고 무난한 출발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미국의 대일본 무역 적자를 줄이고, 일본의 안보 역할 강화를 기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집중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며 “오늘 협의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으로 일본의 부담이 대폭 커진 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2023년 기준 미국에 7833억 달러를 투자한 최대 투자국이다. 지금보다 25% 투자를 늘리면 1조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 방위비 부담 역시 일본이 2022년에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1%에서 2%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안보 전략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시바 총리는 9일 공영 NHK방송에 일본제철의 미 철강업체 US스틸 인수 계획을 거론하며 “단순한 인수가 아니라 (일본이) 투자해서 계속 미국 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제철이 US스틸에 자금을 공급하는 ‘투자’라는 점을 부각시켜 외국 기업의 인수에 반발하는 미국 여론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두고 “일본제철 거래의 제2막”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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