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늘은 미국이 막아주네’…우크라 국민들, 질투와 분노

  • 뉴스1
  • 입력 2024년 4월 16일 10시 21분


코멘트
이스라엘이 미국 등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대부분 막아낸 가운데,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질투와 분노”가 촉발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도시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유형의 러시아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2년 넘게 받아왔다.

그간 미국 및 서방 동맹국들이 금전 및 무기 지원을 해 왔지만, 최근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원조 법안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지원 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배은망덕”하다는 인상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해 미국에 대한 직접적 정책 비판은 자제해 왔다.

하지만 발전소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며 우크라이나의 방공 요격체 비축량은 고갈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더 대담하게 영토를 빼앗고 있다.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나는 이런 종류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도시를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원한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둘 다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두보빅 국제연구센터 소장이자 오데사 제2 메크니코우 국립대학 부교수는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며 미국은 초기 2년 동안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그 움직임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이스라엘보다 우크라이나에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의 소심함’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군과의 교전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영국·프랑스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를 요격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원조 제공의 의무가 있는 방위 조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은 수십 년 동안 중동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서 특별한 관계를 맺어 왔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2019년 체결된 10년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2028년까지 이스라엘에 380억 달러(약 53조 원)의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는데, 두 나라는 아이언 돔 대공 방어망을 포함한 첨단 군사 시스템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미국 내 이스라엘의 적극적인 로비 활동 역시 양국 관계를 더 굳건하게 만들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으며, 보안 분석가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이나 미국 동맹을 표적삼아 이를 사용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핵무기 보유국이다.

허브스트 전 대사는 “바이든은 푸틴의 끊임없는 핵 위협에 겁을 먹었다”며 “우리는 핵 강대국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확전 위험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전쟁 초기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에이태큼스 로켓 및 F-16 전투기 지원 결정에 수개월을 소비했다. 비평가들은 이런 긴 의사결정이 러시아에게 준비 시간을 제공해 효율성을 감소시켰다고 비판한다.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장비는 더 많은 수가 필요하며, 독일의 타우르스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가 원해도 지원받지 못하는 무기들이 더 남아 있다.

조셉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패트리엇 포대 7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군이 약 1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제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25개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시스템에는 수십 개의 요격 미사일도 든다.

하르키우 주민 세르히 자이체프는 “우리는 여전히 미국이 제공한 모든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하지만 제때 도움을 받았다면 전선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조금 슬프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