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EU 빅테크 규제 대상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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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법 ‘잠재적 게이트키퍼’ 포함
규제대상 오르면 앱 우선설치 못해
반복 위반땐 최대 매출 20% 과징금
“잠정 명단… 9월까지 적극 소명할것”

삼성전자가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규제 대상으로 최종 확정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디지털 기기에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우선적으로 설치할 수 없게 된다. 규제 사항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20%가량 과징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DMA에 따른 ‘잠재적 게이트키퍼(문지기)’에 해당하는 알파벳, 아마존, 애플,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7곳으로부터 각 사의 주요 플랫폼 서비스를 보고받았다고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밝혔다. 이 회사들이 앞으로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DMA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플랫폼으로서 관문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이다. 집행위는 매출액, 이용자 규모 등 DMA 규제 대상의 요건을 공지했고, 기업들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자진 신고를 한 것이다.

게이트키퍼로 지정되는 기업은 자사의 서비스나 제품을 다른 회사가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보다 유리하게 우선적으로 기기에 설치할 수 없다. 자사의 앱을 기기에 설치하도록 강제하면 안 된다. 사전에 설치된 다른 앱도 제거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가량을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이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

규제 대상은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운데 앱 스토어, 검색 엔진, 소셜미디어, 메신저, 비디오 공유 서비스, 가상 비서, 웹 브라우저, 클라우드 컴퓨팅, 운영 체제, 마켓플레이스 및 광고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다. 기존에 규제 대상에 없던 웹 브라우저가 입법 과정에서 포함돼 삼성전자가 이번에 보고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는 앞으로 45일간 각 회사가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하고 최종 게이트키퍼 대상을 확정해 9월 6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알파벳,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달리 제조기업이라는 점에서 여파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플랫폼 서비스는 모바일 웹 브라우저인 ‘삼성 인터넷’으로, 규제 대상에 지정된다고 해도 축적된 데이터 사용 등에 일부 제약이 가해지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종 지정이 아닌 잠정 지정 명단인 만큼 9월까지 관련 업체들이 적극 소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eu 빅테크#잠재적 게이트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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