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의 ‘32조 원 투자제국’, 37세 셋째 아들 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2일 14시 31분


조지 소로스 자산을 지배하고 있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 회장에 오른 셋째 아들 알렉산더 소로스(37). 오픈소사이어티재단 홈페이지 캡처
조지 소로스 자산을 지배하고 있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 회장에 오른 셋째 아들 알렉산더 소로스(37). 오픈소사이어티재단 홈페이지 캡처

세계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93)가 자신이 쌓은 250억 달러(32조 원) 규모의 ‘투자 제국’을 37세 셋째 아들 알렉산더 소로스에게 물려준다. 알렉산더는 미 민주당 최대 기부자인 “아버지보다 내가 더 정치적”이라며 내년 미 대선의 ‘선거자금전’ 돌풍을 예고했다.

알렉산더가 소로스가(家) 자산을 지배하고 있는 비영리재단 오픈소사이어티재단(OSF)의 회장이 된 것은 지난해 12월이지만 이 사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로 세상에 공개됐다. OSF 회장이던 아버지 소로스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미 월가의 신화적 존재 소로스가 생전에 후계자를 지목할지, 둘째 아들 조나단 소로스(52)가 후계자가 될지 등 세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외부 노출이 적었던 30대 아들이 낙점된 것이다.

●억만장자 2세 “나는 더 정치적”
OSF는 소로스가 1993년 세운 자선단체로 2017년 가족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보유한 180억 달러(23조2500억 원)를 이전하는 등 소로스 제국의 정점에 있는 재단이다. 소로스의 헤지펀드사이자 가족 기업인 소로스파운데이션이 OSF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형태다.

소로스는 2004년 “부시는 세계에 위험”, “부시 재선 막기가 내 삶의 초점”이라며 미 정계에 선거자금 기부로 적극적 역할을 해왔다. 알렉산더는 아버지 소로스가 선거자금을 기부하기 위해 조직한 소로스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도 이끌고 있다. 소로스는 약 1억2500만 달러(1614억 원)가 슈퍼팩에 배정한 상태다.

UC 버클리대에서 역사학 박사를 취득한 알렉산더는 WSJ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더욱 정치적”이라며 성평등, 낙태권 등 아버지의 진보적 가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우려가 크다며 그는 “정치에서 돈을 빼고 싶지만, 상대방이 정치에 관여하는 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반(反) 트럼프 전선에 대대적 기부할 것을 예고했다. 아버지 소로스는 WSJ에 “우리는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자칭 ‘중도 좌파’라는 그는 OSF 활동와 관련해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정계 인사들을 만나왔다. 그는 “(좌파의 생각과 달리) 대학 캠퍼스 등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한됐다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자기 전 빌 마허의 쇼를 보고 자랐다”고 말했다. 빌 마허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 옹호자다.

또 그는 민주당에 당의 지지세력을 확장해야한다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우리 쪽은 더 애국적이고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야한다. 누군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들이 길을 잃었거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미는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형 제친 ‘아무도 몰랐던 후계’
유대계 헝가리 이민자인 조지 소로스는 1969년 또 다른 전설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와 ‘더 컨텀 펀드’를 설립해 10년 동안 수익률 4200%를 내는 등 미 월가의 신화적 존재로 통한다. 로저스, 동갑인 워런 버핏과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힌다.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93).


WSJ에 따르면 알렉산더는 언론에 존재감이 없었고, 오히려 둘째 아들 조나단이 후계자로 유력하게 지목돼 왔다. 조지 소로스는 총 세번의 결혼 중 첫번 째 부인에게서 2남 1녀, 두 번째 부인에게서 2남 등 자녀 5명을 뒀다. 이중 차남 조나단은 일찍부터 펀드 매니저로서 아버지의 사업을 도와 왔다. 하지만 아버지 소로스는 동물적 감각으로 ‘충동적’ 이라면 조나단은 분석적이고 사색적이라 충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내부 인사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부딪혔을 때, 아버지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생각했고, 아들은 기업내 자신의 권위가 훼손됐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조나단은 2011년 “가족의 평화를 위해” 소로스의 투자 사업에서 손을 뗐다. 그는 WSJ에 “아버지가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늘 알고 있었다”며 “트레이더로서 아버지가 가장 잘하는 것이 마음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알렉스로 불리는 알렉산더는 2004년 아버지의 이혼 이후 오히려 더욱 가까워졌다고 한다. 그의 역사학 박사 논문주제는 ‘유대인 디오니소스: 니체와 문학의 정치학’으로, 조지 소로스는 매우 흡족해 했다.

2015년 소로스 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알렉산더는 라틴아메리카 지역 활동 기금을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조지 소로스는 그의 후계에 대해 “알렉산더가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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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3-06-12 18:53:58

    '카라바조'가 그 때까지 성상화에 노동자들, 범죄자들 그려넣자 '무슨 그림 그렇게 그리냐, 보면서 기도하는데 방해된다' 무수한 비난 듣고 '르네상스' 작품들 남겼다면 '니체'는 그 때까지 프랑스, 프로이센 철학이 피하려 했던(왜냐하면 '코끼리가 중요하면 코끼리 얘기 하지 않는다'는 불란서, 독일, 서로간의 약속 때문에) 성경의 재해석에 도전했고, 일단 그런 철학자 피하는 게 상책이죠. 그리고 두 분이 화해한지 오래됐고 김지하처럼 '스키조 철학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철학자의 외연을 다원주의로 과장해 근대화 기획 제시한다? 별로죠.

  • 2023-06-12 18:50:39

    'Vulgarity', 속물, '캘리포니아 학파' 것을 한국에 그대로 가져다가 쓰면 그것 밖에 안되죠. 독불간 전쟁으로 너무 많이 죽었고 '나폴레옹' 세상이 되니까 독일인들 사이에 '하느님이 없다'는 괴로움, 근본적인 회의감이 퍼졌고 생철학이라는, 기존 '유럽' 철학 전통에서 벗어난 특유의 근대 철학이 나왔는데 '부시'의 다원주의가 정치적인 것, 미군 기지가 있는 나라에서 미국 정부 신뢰 받는 사람들 간의 다원주의라면 '니체'식 다원주의는 '루터'교처럼 A국 철학자는 B국, C국의 철학자들과 통한다는 막연한 거여서 그게 참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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