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佛전용기 타고 G7회의 참석… 印총리에 “지원 동참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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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이후 처음으로 亞 찾아
“바흐무트 파괴돼” 러 점령 시사
정상들 만나 우크라戰 지원 호소
러 원유 수입 인도에 “동참” 촉구

젤렌스키, 佛전용기로 도착…  마크롱과 포옹 20일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행기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왼쪽 사진). 그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이날 처음으로 아시아 땅을 밟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본행에 자국 전용기 에어버스 A330을 제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같은 날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옹하고 있다. 히로시마=AP 뉴시스
젤렌스키, 佛전용기로 도착… 마크롱과 포옹 20일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행기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왼쪽 사진). 그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이날 처음으로 아시아 땅을 밟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본행에 자국 전용기 에어버스 A330을 제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같은 날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옹하고 있다. 히로시마=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깜짝 등장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으로 아시아를 찾은 그는 G7 정상이 아님에도 주요국 정상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동부 돈바스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함락됐다고 사실상 인정하며 G7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자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우크라이나 평화 공식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 日, 극진 영접… 마크롱, 佛전용기 제공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접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윤석열 대통령 등 각국 정상 대부분은 차관급인 외무성 부대신이 영접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직속인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관방부장관이 히로시마 공항에 직접 나가 맞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후 아시아 국가 최초로 일본을 찾았다는 것에 일본 또한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군 군용기를 활용할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 달리 프랑스 정부 전용기 ‘에어버스 A330’으로 이동했다.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탄 에어버스 A330이 일본 영공에 나타나자 일본 언론은 이 비행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그가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은 공영방송 NHK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파리를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찬을 하며 그를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할 방안을 논의했고 이를 실행했다. 프랑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우선 폴란드 국경에서 태워 그가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이 회의가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내려줬다. 이후 그곳에서 히로시마까지 그를 다시 실어 날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21일 히로시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과 함께 생기는 부수적 회의들이 우크라이나에 ‘특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아직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하지 않은 다른 나라 정상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젤렌스키, 인도에 “평화 공식 참여” 요구
러 용병 바그너그룹 “바흐무트 완전 장악”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가운데)이 20일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주요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국기를 들어 보이며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21일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다”며 사실상 함락을 인정했다. 바흐무트=AP 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텔레그램을 통해 모디 총리와 만나 자신이 제안한 ‘평화 공식’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러시아군 철수와 핵 안전,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등 10개 항의 평화 공식을 제시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대면으로는 이날 처음 만났다.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유지한 인도는 러시아의 침공 후에도 서방의 러시아 제재 등에 동참하지 않고 러시아산 석유와 비료 수입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본까지 와서 주요국 정상에게 지원을 요청한 이유는 그만큼 전쟁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21일 “바흐무트가 파괴됐고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며 사실상 러시아군의 바흐무트 점령을 인정하는 듯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도시 일부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면서 “바흐무트는 오늘까지는 점령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병 조직으로 꼽히는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0일 동영상을 통해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또한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이 바흐무트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g7 정상회의#프랑스 정부 전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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