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어 아르헨도 ‘위안’ 채택, 남미가 통화전쟁 최전선…왜?

  • 뉴스1
  • 입력 2023년 4월 28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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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도 무역거래에서 달러가 아니라 위안화를 도입하는 등 남미가 달러-위안 통화전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도 아니고 남미 국가가 대외 무역에서 달러가 아니라 위안화를 잇달아 채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이는 남미에서 반미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를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 그동안 무자비한 제국주의자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원교근공’(먼나라와는 친하게 지내고 가까운 나라는 공격한다는 뜻)이라는 외교 원칙대로 미국은 아시아 국가에는 역사상 가장 자비로운 패권국이지만 남미에게는 아니었다.

만약 남미 국가에서 좌익이 정권을 잡으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해당 국가의 군인들을 도와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좌익 정권을 전복시키고 친미 군사정권을 출범시켰다. 이후 이 군부정권을 전폭 지원했다.

이 같이 집권한 군부 독재자들은 민중을 탄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미국의 대기업들도 남미에 침투해 남미 경제를 초토화시켰다. 많은 미국 대기업들이 남미로 가 강력한 자본력으로 영세 농민을 미국 회사의 노예를 전락시키는 등 경제적 침탈을 일삼았다.

이처럼 미국으로부터 정치, 경제적 수탈을 당해 온 남미는 반미정서가 강할 수밖에 없다.

중국도 이를 알고, 미국의 뒷마당인 남미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

남미 최고의 경제대국 브라질이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가장 먼저 선언하고 나섰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방문, “왜 국제거래에서 반드시 달러를 써야 하느냐”며 “중국과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그는 지난 13일 상하이 신개발은행에서 “매일 밤 나는 왜 모든 국가들이 무역을 달러에 기반해야 하는지 자문한다. 왜 우리는 자국 통화에 기반한 무역을 할 수 없는가. 금본위제가 사라진 후에 달러가 국제 통용 화폐라고 결정한 사람은 누구였나”라며 “국제 무역에서 달러 지배를 종식시키자”고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신개발은행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판 세계은행’으로, 미국 주도의 달러 금융 질서에 반기를 들며 2014년 창립됐다.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도 위안 사용에 동참했다. 세르히오 마사 아르헨 경제부 장관은 지난 26일 중국산 수입품을 위안화로 결제하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를 통해 4월에 10억 달러, 5월부터 매달 7억90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르헨의 달러 보유량 감소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아르헨은 지난해부터 물가 급등으로 인한 페소화 가치 폭락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페소화 대신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시장에서는 달러가 공식 환율의 2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졌다. 아르헨 당국은 달러 보유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과 거래에서 위안화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아르헨 경제의 약점을 파고들어 위안화 거래 국가를 하나 더 늘린 것이다.

브라질과 아르헨에 이어 어떤 남미국가가 달러 블록을 떠나 위안 블록으로 합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미가 달러-위안 통화전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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