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 ‘구소련 국가 주권 없다’ 발언에 유럽 분노…中 해명 ‘진땀’

  • 뉴스1
  • 입력 2023년 4월 25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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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22일 화상 방식으로 제14차 중·일 해양사무 고위급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2022.11.22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갈무리 ⓒ News1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22일 화상 방식으로 제14차 중·일 해양사무 고위급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2022.11.22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갈무리 ⓒ News1
루샤예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가 ‘옛 소련 국가들은 주권이 없다’고 발언해 유럽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개자’ 역할을 자처한 중국의 속내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구소련 국가들의 주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부 언론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잘못 전달해 중국과 관련 국가 간 불화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앞서 루 대사는 지난 21일 프랑스 뉴스채널 LCI에 출연해 “소련 붕괴 이후 출연한 국가들은 주권 국가로서 지위를 확인하는 국제협약이 없기 때문에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고 발언했다.

또 “크름반도(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일부였고 전 소련 지도자 니키타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이라고 말하며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을 정당화했다.

이에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즉각 반발했다.

에드가르스 링케비치 라트비아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국제법과 국가 주권에 관한 루 대사 발언은 전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며 경악했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도 “아직도 발트해 국가들이 중국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 크름반도가 러시아며, 우리나라 국경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에 있다”고 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옛 소련 독립국 지위는 “국제법에 새겨져 있다”며 중국을 가리켜 “1000년 역사에 대해 철저한 국가 대표로부터 ‘크름의 역사’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릴 들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성명을 통해 루 대사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의 공식 정책과 일치하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외교관은 이런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동맹국들과 함께한다는 뜻을 밝혔다.

루 대사의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나선 중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일종의 ‘평화 제안’을 내놓는 등 중재에 앞서는 듯하지만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채 공식적인 비판은 피하는 모습으로 진정성을 의심받아왔다.

또 이런 중국을 끌어들이려던 프랑스의 입장도 덩달아 난처해졌다. 무엇보다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나서 한 ‘대만 거리두기’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상황까지 겹쳐 회의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 전략연구재단의 중국 전문가 발레리 니케는 루 대사의 발언이 유럽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약화했다며 “이는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어리석은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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