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리커창 “사람 하는 일, 하늘이 보고 있다”…시진핑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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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7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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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사 전하는 리커창. 자유아시아방송(rfa) 공식 트위터
고별사 전하는 리커창. 자유아시아방송(rfa) 공식 트위터
중국 권력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10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가운데 최근 정부 부처 고별 인사에서 한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대만 연합보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2일 국무원, 재정부 등 정부 부처를 돌며 800여 명의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는 직원들의 환대를 받는 리 총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곳곳에서 인사와 박수가 쏟아지자 리 총리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어진 영상 속 리 총리는 국무원 야외 마당에서 고별사를 전했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干天在看)”며 “하늘에도 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무원 판공청 동지들, 지난 몇 년간 고생 많았다”며 “봉사한 당신들은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수년간 자신과 함께 국가 일에 헌신한 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人在干天在看’이라는 문구는 공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의미로도 사용되는 반면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경고의 의미로 쓰인다.

인사하는 리커창. 트위터
인사하는 리커창. 트위터

일부 트위터리안은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뜻이 깊은 것 같다” “시 주석을 향한 경고일까” 등의 글을 남겼다. 해당 영상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삭제된 상태이지만, 트위터 등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편 리 총리는 한때 시 주석의 정치적 라이벌로도 꼽혔으나, 시 주석이 1인 독재 체제를 굳히면서 10년 내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리 총리의 후임으로는 리창(李强)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내정됐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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