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풍선 개발사, 과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야심 드러냈었다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14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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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사회의 이목을 끈 중국 정찰풍선을 개발한 업체 이머스트(EMAST)가 전 세계 네트워크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머스트는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28년까지 성층권에 다량의 정찰 풍선을 운용해 전 세계를 감시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이머스트는 자사가 계획하는 네트워크 형태를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이머스트는 지난 2017년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의 공식 계정을 통해 정찰 풍선과 관련해 “고해상도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며 정찰과 운항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과시했다.

이 업체는 2020년 중국의 풍선이 전 세계를 돌아본 뒤 안전하게 돌아온 것은 선구적인 업적이라고 밝혔다. 이듬해인 2021년 이머스트는 2대의 정찰 풍선을 동시에 운용하는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현재 이머스트는 정찰 풍선이 국제적인 논란이 되자 홈페이지를 폐쇄한 상태지만, 웹 캐시 기록은 여전히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2022년도의 홈페이지 웹캐시에 따르면 이머스트는 창립자인 우저(66) 베이항대 교수 팀이 고고도 풍선 3대로 네트워크 구축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NYT는 중국어 시제가 불분명해 이머스트가 이미 정찰 풍선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인지, 아니면 구축할 계획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우 교수의 고고도 풍선 프로젝트가 성공했는지에 대한 공개적인 확증은 없다. 그가 공개적으로 게재한 과학 논문들 중에서도 이를 증명하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 교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기술 개발에 깊이 관여한 과학자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전투기 설계를 돕거나 스텔스 물질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개발했다.

우 교수는 2019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구팀이 개발한 비행선 ‘클라우드 체이서’(Cloud Chase)가 자연 재해에 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하거나 오염을 감시하고, 공중 정찰을 수행할 수 있는 풍선으로 조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 화면 속의 한 영상을 가리키며 “보라, 저기 미국이 있다”며 해당 비행선의 경로로 보이는 빨간 선을 가리켰다. 이 선은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미국의 남쪽 가장자리 그넟를 가로질러 가고 있었고, 당시 보도가 나올 무렵에는 태평양 상공에 있었다.

NYT는 우 교수의 이런 발표는 중국 정부가 군사적 필요성 등을 고려해 고고도 비행선을 이용, 지상 활동을 추적하려는 야심을 보여주는 증거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2015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우 교수의 연구팀이 중국 북부에서 풍선을 6만5000피트(약 19.8㎞) 상공까지 쏘아올렸다면서 이를 높이 평가했다. 이 매체는 이 실험이 장기간 우주여행을 지속할 수 있는 재료와 지식을 개발하는 데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 교수가 설립한 또다른 업체인 ‘산시 이글스 맨 항공’과 그가 설립에 도움을 준 ‘베이징 난장항공우주기술’은 모두 앞서 미국 상무부의 중국 정찰풍선 관련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다.

최근까지도 우 교수는 자신이 해당 기업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거리낌없이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일 격추한 정찰풍선과 관련해 불가항력으로 미 영공에 진입한 민간 비행체라는 해명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중국 기업을 목표로 삼아 수출 통제를 남용할 빌미를 제공했다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일부 정치세력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미중 갈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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