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흑인이고 노예” 동급생 인종차별·조롱한 美고교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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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4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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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상의를 입은 백인 학생이 흑인 학생에게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며 조롱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빨간색 상의를 입은 백인 학생이 흑인 학생에게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며 조롱하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미국에서 백인 학생들이 흑인 동급생 얼굴에 검정 스프레이를 뿌리며 인종차별 발언을 한 영상이 SNS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이에 관련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의 세인트 휴버트 가톨릭 여자 고등학교는 지난 7일 동급생 얼굴에 검정 스프레이를 뿌리며 인종차별 발언을 한 학생 3명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섰다.

해당 사건은 이달 초부터 SNS 상에 퍼진 영상으로 알려졌다. 빨간색 후드를 입은 A 양이 B 양 얼굴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리며 “넌 흑인 소녀(Black Girl)고 노예”라고 외친다. ‘흑인의 달’을 조롱하듯 “지금은 2월”이라며 “너는 내 빨래나 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고개를 숙이며 피하는 B 양 머리채를 잡아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다른 학생 2명은 크게 비웃으며 해당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B 양은 이후 얼굴에 검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채 “나는 흑인인 게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이를 촬영한 학생들은 영상과 사진을 SNS에 직접 공유하고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한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모욕적인 정도가 아니다. 종신형을 줘야한다”, “이건 확실한 인종차별이다”, “응당 받아야 할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 는 등 강한 비판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부모들은 해당 고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필라델피아 대교구와 학교, 교육청은 진상 조사에 나섰다. 대교구는 “이 학생들은 매우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사회적 상처를 건드렸다. 우리는 그 어떤 인종차별적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정학 등 적절한 징계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와 교육청이 해당 사건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이 추가로 연루됐는지 여부를 조사해 철저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흑인의 업적과 역사를 기리는 흑인 역사의 달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백인 여학생들이 동급생 얼굴을 검게 칠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동을 한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는 절대 장난이 될 수 없다. 그저 끔찍한 인종차별”이라며 “적절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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