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터지면 생존 가능성 가장 높은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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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0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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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뉴질랜드, 재건 가능성 높은 국가로 꼽혀…
미·중·러 등은 핵겨울 오면 식량생산 97%까지 감소할 수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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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이 닥칠 경우 ‘핵겨울(핵전쟁 발생 시 예상되는 저온현상)’을 가장 잘 견뎌 인류 문명 재건을 도울 수 있는 나라로 호주와 뉴질랜드가 꼽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팀은 핵전쟁·거대 화산 폭발·소행성 충돌 등으로 갑자기 햇빛이 줄어드는 대재앙이 닥쳐도 살아남을 것으로 보이는 국가들을 비교 분석해 학술지 ‘위험분석’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섬나라 38곳을 대상으로 △식량생산 △에너지자급도 △제조업 현황 △대재난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 13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솔로몬제도, 바누아투 등의 생존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

연구진은 “가장 끔찍한 상황이 닥쳐도 지구 어딘가에는 생존자들을 위한 공간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이들 국가가 위기에 가장 잘 적응하면서 산업화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 국가는 농업 생산이 활발하고, 방사능 낙진 가능성이 큰 북반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호주의 식량 생산 여력은 어마어마하다”며 “자국 인구 외에 수천만 명을 더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사회기반시설과 막대한 에너지 자원, 충분한 의료보장·국방예산 등도 호주의 강점으로 꼽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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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주는 영국·미국과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에 핵전쟁 시 적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런 측면에서는 오랫동안 비핵화 상태를 유지해 온 뉴질랜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모든 지역이 상대적으로 바다와 가깝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에도 대양이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닉 윌슨 교수는 “뉴질랜드는 국민이 먹는 식량의 몇 배를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질랜드는 핵겨울 기간 동안 세계 곡물 생산량이 61% 감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충분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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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뉴질랜드는 취약한 안보가 약점으로 지적됐다. 또 연료 정제 시설이 없고 농업 생산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 디젤, 살충제, 기계류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교역이 갑자기 닫힐 경우 사회적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매트 보이드 박사는 “다른 섬나라들도 위기가 닥쳤을 때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며 “단 산업시설이 파괴되고 사회적 결집력이 붕괴할 경우 새로운 환경에서 버티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은 핵전쟁이 나 핵겨울이 닥칠 경우 식량 생산량이 97% 감소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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